미국-유럽-일본 수요 부진... 글로벌 제조업 강타
세계 29개 주요국 가운데 70%가 PMI가 50을 밑돌 정도로 기업 활동이 위축 코로나 종료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상품에서 여행 등 서비스업으로 전환 이는 현재 수요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쳐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 세계 상품 수요가 줄고 있다.
제조업 관련 지수를 보면 전 세계 주요 29개국 중 70%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상품 부족으로 공급망 균형이 깨져 2008년 리먼 사태와 맞먹을 정도로 심각하다.
소비의 무게중심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아시아 수요 부진 등도 영향을 미쳤다.서비스업만으로 막대한 일자리를 지탱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본해센터에 따르면 2023년 들어 아시아발 미국행 해상 컨테이너 물량은 한때 전년 동기 대비 20~30% 감소했다.
한 대형 컨테이너 운송 회사는 수요는 있지만 소매업체의 과잉 재고는 아직 소화되지 않아 새로운 생산 및 운송을 추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세계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는 공급망 규제가 거의 풀렸다. 동아시아의 방역정책 조정은 경제활동 정상화를 크게 촉진시켰다.
제조업으로선 부품 조달 등 생산 공정 개선에 유리하다. 그러나 실제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이 호재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글로벌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GS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국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해운비용과 공급망 관련 항목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0을 기준으로 양의 값은 공급망이 정상적인 상황보다 더 빡빡하고 공급이 제한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음의 값은 수요 감소로 인해 운송할 수 있는 상품이 감소하고 공급망의 수급 균형이 깨짐을 나타낸다.
4일 발표된 7월 GSCPI는 -0.9로 6개월 연속 0을 밑돌았다.
5월에는 사상 최저치였던 2008년 11월(-1.59)에 근접하기도 했다.
당시 리먼 사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해줄 여력이 없어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수요가 증발했다.
코로나19가 집콕 소비를 이끌면서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S&P 글로벌 벌크상품회사의 해운분석조사 전문가들은 전염병 종료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상품에서 여행 등 서비스업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현재 수요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정책도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다.
중앙은행의 코로나19 '대방류'로 자산 가격이 치솟고 과소비가 촉발됐다.오늘날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또 신용 수축을 초래하여 수요를 감소시켰습니다.
아시아의 내수 회복은 기대에 못 미쳤다. 프랑스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의 예훙모 최고경영자(CEO)는 7월 재무보고회의에서 아시아 일부 국가의 매출이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품 수요 부족은 전 세계 제조업의 약세를 초래했다.
미국공급관리학회가 발표한 7월 미국의 PMI는 46.4로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9개월 연속 50을 밑돌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위축 사이클을 기록했다. 전자 장비와 화학 제품의 주문량은 계속 부지하다.
S&P가 발표한 7월 글로벌 제조업 PMI는 11개월 연속 50을 밑돌며 리먼 사태 이후 경기침체기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지속됐다.
전 세계 29개 주요국 가운데 70%가 PMI가 50을 밑돌 정도로 기업 활동이 위축됐다.이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PMI는 38.8로 영고선을 크게 밑돌았다.
2023년 2분기 독일 화학 대기업인 바스프는 자동차 산업을 제외한 주요 고객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보무러 집행이사회 의장은 7월 재무보고 브리핑에서 "중국이 금융위기 때 (대규모 재정부양으로) 세계를 구하는 일은 하반기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2023년 연간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7월 제조업 PMI는 49.6으로 두 달 연속 50선이 무너졌다. 반도체 부족 상황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다소 회복됐다. 하지만 현재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일본 상장사들도 외부 수요하락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서비스업은 현재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의 엔진이 되었다.
고용규모의 증가를 이끌었고, 당장 경기 침체의 위험도 낮았다 .하지만 수요 부족과 제조업 부진이 이어진다면 서비스업만으로 실물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