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e] 진영의 들꽃 마실: 태국 방콕 무앙보란 아유타야왕궁
한 여름 동안 정원 정원과 공원에서 하늘거리며 아름다음을 뽑 내는 Lagerstroemia indica ,부처꽃과 배롱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 배롱나무. 영명은 ‘Crape Myrtle’이고, ‘Indian Llilac’ 이라 한다.
꽃말은 ‘수다스러움’이다. 중국에서는 ‘자미화(紫薇花)’로 부른다. 자미는 ‘붉은 배롱나무’라는 뜻, 미(薇)는 배롱나무를 뜻한다.
진한 녹음속에 핀 화려한 색상이 유난히 눈에 띤다. 큰 꽃 배롱나무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붉은색, 흰색이 아니라 보라색이고, 꽃송이가 조금 더 큰 열대성 꽃나무다. 생육최저온도가 6도 정도로 야외에서 겨울을 나기 어렵다.
중국원산의 배롱나무와 다른 동남아 원산으로. 자주 여행하는 태국에서 많이 만난다. 사진 속 배롱나무는 지난 6월 방콕의 무앙보란(Ancient City) 안에 있는 아유타야왕궁 재현 건물 앞에서 만났다.
큰꽃배롱나무는 배롱나무속으로 종이 다른 열대성나무이나 식물적 기본 특성은 같아 친숙한 배롱나무 중심으로 알아본다.
배롱나무는 한 여름 내내 100일 동안 꽃이 피어서 ‘목백일홍’이라 부르다가, 음운의 변천을 따라 배롱나무로 되었다 한다. 한 송이 꽃의 수명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꽃망울이 이어달리기로 계속하여 핀다. 최근 원예학회에서 배롱나무를 백일홍이라 하고 초본식물인 백일홍을 백일초로 정리하였다.
가지 끝마다 원뿔 모양의 꽃대를 뻗고 굵은 콩알만 한 꽃봉오리가 매달려 있다가 아래서부터 꽃봉오리가 벌어지면서 순차적으로 피어 올라간다. 대부분 꽃이 꽃대마다 거의 동시에 피는 것과 좀 다르다. 꽃잎은 고깔 접은 듯 오글쪼글 주름이 잡혀 있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연상된다.
간지럼나무로도 알려져 있다. ‘매끄러운 줄기를 긁어주면 모든 나무 가지가 흔들리면서 간지럼을 타므로 파양수(怕痒樹)라 한다.’ 라고 중국책 《군방보》에 전한다. 제주도에서는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저금타는 낭」으로 부른다.. 일본에서는 ‘매끄러운 줄기가 너무 미끄러워 나무타기의 명수인 원숭이도 미끄러져 떨어지는 나무’라 하여 ‘사루스베리’라 부른다.
알려진 대표수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천연기념물 168호인 수령 8백년된 노거수 2그루로 키 8.3m, 8.6m에 가슴둘레가 무려 3.9m와 4.1m에 달한다. 동래 정씨의 시조인 정문도공(鄭文道公)의 무덤 앞 동쪽과 서쪽에 심었던 것이 잘 자라고 보호받아 우람한 배롱나무가 되었다.
‘배롱나무 개울’이라는 뜻의 옛 이름 자미탄(紫薇灘)으로 불렸던 광주천은 인근의 소쇄원, 식영정과 담양 후산리 명옥헌에는 고목 100여 그루가 모여 아름다운 배롱나무 숲을 만들고 있다. 백련사, 고창 선운사, 경주 서출지 등도 배롱나무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자미화(紫薇花), 백일홍(百日紅), 만당홍(滿堂紅)이라 하여 약재로 활용한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