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의미

보리는 불과 2~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천덕꾸러기 신세였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예로부터 심장병에 걸린 사람에게 보리죽을 처방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보리를 쌀 보다 덜 귀하게 여겼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제 역할을 못하는 별 쓸모없는 사람을 두고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라 했고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에게는 "꽁보리밥도 못 먹는다"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비하(卑下)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에 성장해서 가을에 걷는 벼는 추곡(秋穀)이라 불렀고 겨울을 넘기고 봄에 자라서 여름에 걷는 보리는 하곡(夏穀)으로 칭했습니다.

1970년 대에는 보리의 정부 수매가격이 벼의 절반 정도여서 농민들이 보리를 덜 귀하게 여겼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12년 도에 보리의 정부 수매제도가 폐지되고 나서는 벼와 보리의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보리의 생산이 줄고, 보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보리의 가격이 벼의 가격보다 더 비싸지게 되자 지금은 농민들이 보리를 많이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보리는 벼와는 달리 재배하는 동안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가을에 파종하여 추운 겨울을 넘기는 까닭에 계절적으로 해충이나 병균의 활동이 뜸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보리는 농약 오염에 대한 걱정이 훨씬 적다고 보아도 좋은 작물입니다.

그런데 보리의 장점은 이런 외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보리에 함유된 여러 영양소 등 내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뛰어난 곡물입니다.

미국 농무성(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에서 세계 5대 곡물인 밀, 쌀, 옥수수, 콩, 보리 중 오직 보리만 수퍼곡물로 선정한 것은 나름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예컨대 한끼의 식사로 보리를 섭취할 경우(보리국수 1인분은 건조물 기준으로 약 150g임)의 영양성분을 살펴보았더니 인간이 하루에 필요한 양으로 치면 몰리브텐 150%, 망간 125%, 셀레늄 100%, 식이섬유 90%, 구리 80%, 비타민 B1 80%, 크롬 60%, 인 50%, 마그네슘 50%, 비타민 B3 50% 등의 놀라운 양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쌀의 약 50배나 함유하고 있는 식이섬유는 몸에 흡수되는 영양소가 아니지만 고분자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감시키는 효과가 우수하여 혈관의 노화를 방지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위장을 보호하면서 당뇨나 고혈압을 치료하는 특별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또한 베타글루칸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탁월해서 현대인의 고질병인 변비를 해소시킵니다.

보리의 원산지는 티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티벳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남서 방향으로 펼쳐진 산악지대에 위치한 파키스탄 사람들은 심장병에 걸린 환자에게 보리죽을 처방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보리를 매우 귀하고 신성한 식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008년 카나다 보건부(Health Canada)가 주관하여 18~73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4주~12주에 걸쳐 보리의 베타글루칸을 투여(하루 3~12g)한 실험에서 총 콜레스테롤은 100%, LDL 콜레스테롤은 94%의 실험 대상자들이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었다고 합니다.

카나다 성인들의 약 40%가 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치를 웃도는 현실에서 카나다 보건부는 보리가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보리의 식이섬유 함량은 고구마의 약 20배, 밀의 약 10배에 달합니다.

한편으로 보리는 지방간, 여드름을 비롯한 피부질환을 해소시키고 몸의 열을 내리게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귀한 보리를 우리는 여태껏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을 하면서 너무 천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필자는  이런 귀한 식품인 보리에 하늘이 내린 최고의 항산화 물질인 해죽순을 첨가시켜 멋진 식품을 개발해 내었습니다.

"홍삼의 75배라는 항산화력"으로 웅변되는 해죽순을 보리와 결합시켜 "해죽순보리국수"를 개발해 내었고 이 식품은 우리 국민들의 건강증진에 큰 몫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유튜브 "배대열의 세상만사" 대표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