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지털 화폐 발행 구상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지불 인프라 변혁'을 촉진 디지털 화폐 결제는 세컨더리 제재를 받을 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
러시아 관리들은 국제 결제 인프라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존 글로벌은행간 금융통신협회(SWIFT) 결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금지를 디지털 루블화로 우회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다.
아시아 국가들은 결제에서 달러를 대체하기 위해 아시아 전역의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일부 국가와 국가 디지털 화폐의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올리가 스코로보가토바 러시아 중앙은행 제1부행장은 "이런 상황에서 SWIFT를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은 전 세계 결제 인프라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관련 법이 통과되는 대로 디지털 루블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코로보가토바는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 결제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은 정치적 결정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본인 스스로 인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일부 국가가 러시아 결제 시스템과의 통합을 포기했다며 정치적 이유로 세컨더리 제재를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또 2023년 7~8월 첫 디지털 루블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 도시는 11개다. 시범 운영의 내용은 디지털 지갑 생성 및 폐쇄, 충전 및 이체, 디지털 루블화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아나톨리 악사코프 러시아 국가두마(의회 하원) 금융시장위원장은 첫 스마트 컨트랙트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전자 루블화가 우선 국가재정에 더 많이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악사코프는 "국가나 국가에서는 국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루블을 신속하게 사용한다"며 이는 국가가 다양한 프로젝트에 할당된 자금의 사용을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신속하게 적용하여 국가의 프로젝트와 임무에 자금이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국가나 그 과정의 주동자가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인들은 호기심에 디지털 루블화를 더 많이 쓰겠지만, 지불 규모가 시작하자마자 크다는 데 회의적이다.
앞서 인디펜던트는 디지털 루블화의 주요 단점은 저축이자가 없다는 점이기 때문에 은행이 있으면 이자를 낼 수 있는 전통적인 비현금 루블화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다른 나라의 경험도 새로운 결제 방식을 홍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가을 아시아 전역의 디지털 화폐에 대한 구상은 아시아의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추진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이 통화를 위안화·엔화·원화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13개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할 것을 제안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아시아의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워싱턴이 가할 수 있는 규제의 위험을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보리스 지토프 러시아 정부 감찰관은 "러시아는 이제 새로운 '아시아 디지털 화폐' 발행을 위한 통화 바스켓을 포함한 다양한 새로운 디지털 메커니즘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루블화와 다른 통화 결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디지털 화폐로 결제하는 것이 더 은밀하다는 것은 세컨더리 제재를 받을 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디지털 화폐 결제는 추적이 쉽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티모페예프 플레하노프 경제대 부교수는 "이란 등과 SWIFT를 우회해 디지털 화폐를 통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은행 30곳이 SWIFT와 유사한 국제결제시스템인 위안화국경결제시스템(CIPS)에 접속했고 수십 곳이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결제 정보 전달을 담당하는 미국 중개 은행이 없다"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