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효소와 노화방지
인간의 질병에 관련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면역력은 20대 시절을 100으로 기준할 때 40대에서는 50%, 60대는 10%로 줄었다가 80대가 되면 0%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거의 소멸된 60대 이상의 노년층이라고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체에는 면역력을 대체해주는 항산화효소(抗酸化酵素)라는 물질이 후천적으로 생성되는 까닭입니다.
항산화효소는 비상 시를 대비해서 차에 싣고 다니는 스페어 타이어를 생각하시면 편할 것입니다.
항산화효소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폴리페놀의 3가지입니다.
폴리페놀은 1992년도에 프랑스 의사들이 미국인과 프랑스인들의 건강상태를 비교해보면서 왜 미국인들은 프랑스인들에 비해 심혈관질환이 3배나 더 많은지에 의문을 갖고 두 나라 국민들의 식습관을 비교해보던 중 프랑스인들이 식사 때마다 많이 마시는 적포도주를 주목하게 되었고, 결국은 적포도주에 많이 함유된 폴리페놀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1992년 이전만 하더라도 영양학자들은 비타민과 미네랄만 넉넉히 섭취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콘크리트를 양생할 때 시멘트와 모래, 그리고 자갈의 일반적인 혼합비율은 1:3:6입니다.
이 비율로 배합되어야만 고층빌딩도 튼튼하게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콘크리트를 양생할 때 시멘트를 넣지않거나 양을 적게 배합했다면 콘크리트는 양생이 되지않을 것이고, 건물은 결코 지을 수 없게될 것입니다.
폴리페놀이 없이 항산화효소의 생성을 기대하는 것은 시멘트를 넣지않은 채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폴리페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연구진들은 인류가 걸릴 수 있는 질병의 숫자가 약 3만6000 여 종류라고 밝혔습니다.
그 중에서 90%에 달하는 3만2500 종의 질병이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염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합니다.
이번에는 혈액이 탁해지는 과정과 그렇게 오염된 피를 정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체 내에 분포되어 있는 혈관의 길이는 총 96,000km에서 120,000km에 달합니다.
건강상태가 정상인의 경우 심장에서 나간 피가 한 번 전신을 순환하고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약 45초가 소요됩니다.
그러나 피가 끈적거리거나 피 속에 기름덩어리 등이 섞여있는 등 오염 요인이 있다면 순환이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피는 맑다고 하더라도 혈관이 기름에 절어서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라면 이 역시 혈액의 순환에 장애가 있을 수 있겠지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등 위험한 난치병들의 대부분이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먹는 동물들의 기름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 기름은 40도 이상의 온도에서 녹습니다.
돼지의 지방은 39도가 되어야 녹기 시작합니다.
반면 사람의 체온은 36.5도입니다.
육류는 대개 뜨거운 상태에서 섭취합니다.
육개장이나 갈비탕, 곰탕 등 육류의 기름도 음식이 뜨거울 때는 녹아있기에 눈에는 액체처럼 보입니다.
이런 상태를 "불포화(不飽和)"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름들이 뜨거운 상태에서 몸 속에 섭취되었다가 엉겁결에 피 속에까지 스며들게 되어 사람의 피 속에서 마치 촛불에서 떨어진 촛농처럼 굳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작은 기름덩어리들이 피속에 섞여서 피를 따라 온 몸을 순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혈관은 동맥처럼 굵은 곳도 있지만 두뇌부나 손, 발 등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는 머리카락 굵기 보다 더 가느다란 미세한 말초혈관도 많습니다.
흔히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없는 상태...그리고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런 크고, 작은 기름 덩어리들이 혈관을 막아버림으로써 혈액이 순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옛 어른들이 소나 돼지고기를 굽지말고 "푹 삶아서 기름을 뺀 수육으로 먹어라"고 하셨던 것은 소나 돼지고기의 기름을 섭취하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동물의 기름은 고지혈증, 비만, 지방간, 동맥경화, 간경화, 암 같은 온갖 난치병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결국 동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 으로 혈액순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송명은 의약 전문기자 emmy21@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