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외환보유액 13년 만에 최 저점
5개월 연속 감소 추세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원유 판매로 재정 흑자 내고 있어 이 중 상당 부분을 적립식 펀드에 예치
사우디 중앙은행이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사우디 외환보유액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4월 약 4100억 달러로 3월보다 88억 달러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역시 2019년 초 이후 최장 기간 지속된 하락이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8월 737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44% 이상 줄었다.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한 분석가들은 최근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었는데 사우디 정부의 외환보유액 투입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집트 카이로에 본부를 둔 EFG 헤르메스 투자은행의 모하마드 아부 바샤 거시경제연구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사우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와 정부가 중앙은행에 보유한 예금이 동시에 감소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원유 판매로 이익을 내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적립식 펀드에 예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우디 정부는 국가 지출을 석유 수입과 '분리'하겠다고 약속하고 재정위원회가 분배 방법을 결정할 때까지 경상계정에 이 돈을 남겨뒀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우디의 지난해 석유 판매 수익은 3260억 달러로 최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277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냈다.
사우디 정부는 공공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외환보유액 대비 경제생산 비율을 하한선과 상한선으로 설정했다.
무함마드 자단 재무장관은 "정책 변화로 사우디 정부가 석유 수입을 중앙은행 금고에 예치해 국부펀드로 옮길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양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할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