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화(老化)는 피할 수 없는 것일까요?

2023-06-01     배대열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폴리페놀의 위대한 효능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중에서 생(生)은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지만 나머지 늙음(老)과 질병(疾病) 및 죽음(死)은 인간의 의지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일단 태어난 후에는 노화와 질병, 그리고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반드시 한 번은 거쳐야 합니다.

오늘은 생명체의 노화와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식물의 씨앗은 최고 몇 년이나 고유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난 2005년, 이스라엘 "루이스보릭" 국립의학연구소의 "사라 살론" 박사팀이 이스라엘 마사다의 해롯왕이 묻힌 요새를 발굴하던 중에 온전한 대추야자 씨앗들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이 씨앗들 중 3개를 파종합니다.

그 중에서 씨앗 하나가 정상적으로 발아하여 자랐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씨앗들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해보았던 바 2,000년 전의 씨앗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폴리페놀은 31년 전인 1992년도 까지만 하더라도 지구 상에 존재는 했으되 인류가 알지못한 채 활용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폴리페놀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의 사람들은 말문을 닫아버립니다.

폴리페놀은 지구 상의 식물에만 존재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입니다.

프랑스의 의학자들이 프랑스 국민들과 미국민들의 건강상태를 비교, 분석하던 중 미국민들의 심혈관질환이 프랑스 국민들에 비해 3배나 더 많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려는 과정에서 프랑스인들이 즐겨마시는 적포도주의 떫은 맛...즉 탄닌(Tannin) 성분이 심혈관질환의 주된 원인인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탄닌이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입니다.

탄닌(Tannin)이라는 단어를 유심히 살펴보면 "태우다"는 뜻의 "Tan"에 "~안"을 의미하는 "in"이 결합된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탄닌은 결국 몸 속의 지방(fat)인 콜레스테롤 등 동물성 지방을 태운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생물은 동물이나 식물을 가리지 않고 종(種)의 보존, 즉 종족의 유지와 번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종의 유지, 번성에 꼭 필요한 것이 "폴리페놀"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선뜻 수긍이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 식물의 씨앗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호두나 잣, 밤 등 식물의 씨앗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딱딱한 각질 속에 배아(胚芽)를 저장해두고 있습니다.

그 배아는 식물이 땅에서 나올 시기에 뿌리가 온전히 내릴 때까지 자신이 가진 영양분을 새싹에게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느 시기가 지나서 식물이 자신의 뿌리를 땅 속으로 뻗어내려 스스로의 힘으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될 때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자신의 후손에게 다 주고 쭉정이만 남은 상태에서 장렬히 삶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씨앗이든 각질을 벗기면 배아가 있는데 그냥 배아만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각질과 배아 사이에 갈색의 얇은 막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호두도 딱딱한 껍질을 깨면 그 속에 우리가 흔히 "알"이라고 부르는 "배아"가 있습니다.

그 배아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 바로 떫은 맛을 가진 폴리페놀입니다.

이 폴리페놀이 탄닌인데 강력한 항산화작용은 물론이고 벌레와 균의 침입을 막아 배아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눈여겨 볼 일이 있습니다.

말을 못하는 식물들도 자신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씨앗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폴리페놀인 탄닌을 활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유튜브 "배대열의 세상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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