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놀, 염증을 제압하는 압권(壓卷)
불은 그 기세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산소를 차단하면 즉시 꺼집니다.
옛날 과거시험을 치른 후 채점을 마친 답안지에서 합격자를 선발하여 임금님의 최종 재가를 받기 위해 답안지를 임금님께 올릴 때 합격자 중에서 가장 점수가 좋은 답안지를 맨 위에 올려 마치 그 답안지가 다른 합격자들의 답안지를 내려누르는 형세를 띤다고 하여 "압권(壓卷)"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고 전합니다.
압권은 근래에도 가장 뛰어난 것을 지칭할 때 종종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지구 상에 살고있는 인류가 걸릴 수 있는 전체 질병이 36,000가지 쯤 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 많은 질병들 중 90%에 해당하는 약 32500 가지의 질병이 염증(炎症)에서 기인(起因:비롯됨)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염증(炎症)은 글자 그대로 불의 병인지라 그 성질이 뜨겁습니다.
불꽃을 뜻하는 염(炎) 자(字)는 불 화(火) 자(字)가 둘입니다.
염(炎)=화(火)+火(화)
불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모습이 연상되는 상형문자(象形文字) 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는 뜨거운 불일지라도 산소만 차단해버리면 불은 산소의 차단과 동시에 꺼져버립니다.
지금 당장 실험을 해 보면 알수 있습니다.
작은 쟁반 위에 높이가 5cm쯤 되는 몽당 양초를 세우고 불을 붙입니다.
그런 후에 종이컵을 촛불 위에 덮습니다.
산소를 차단한 것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산소의 차단과 함께 불은 동시에 꺼져버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압권의 상태입니다.
마치 해죽순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은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즉각적으로 제압합니다.
해죽순에는 마늘보다 225배나 많은 17344mg/100g의 상상을 초월하는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폴리페놀은 생체 내에서 염증 유발에 간여하는 "NF - kB"(엔 에프 카파비)라는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여 염증반응을 차단합니다.
이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폴리페놀(해죽순)을 섭취했을 때 염증이 금방 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폴리페놀이 염증을 압권하는 것입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