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근성과 뚝심"의 라승용 전 농촌진흥청장 '삶의 철학'

2023-04-10     이형권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라승용 전 농촌진흥청장은 국장시절 정부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한 틀을 마련하고 수원에서 전주이전을 적극 추진하였습니다. 

전주 혁신도시로의 원활한 이전을 위하여 농촌진흥청 산하기관 7개를 4개로 축소하였습니다. 

창원에 있는 농업기계화연구소를 포함한 농업 RND 구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모든 산하기관의 집단 이주가 필요함을 주장하였습니다. 

혁신도시법에는 농촌진흥청과 충돌되는 법적인 조항이 있어 농진청이 혁신도시로의 이전은 사실상 불가하였습니다. 

그러나 라승용국장은 혁신도시법 변경을 위한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마침내 법을 변경하였고 전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에서 전주 혁신도시로 8개월에 걸쳐 5톤 트럭 6000대 분량으로 대장정의 이사계획을 세우고 안전하게 모두 이전 하였습니다. 

고향인 전주 혁신도시로의 이전을 위해서 일부러 자원하는 선택을 하여 지방이전 단장을 맡았고 마침내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수원에서 전주로 단순한 공간 이동으로는 큰 의미가 없어 전북의 농.생명 산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하여 큰 프로젝트를 계획 하였습니다. 

현재 전주 혁신도시의 농촌진흥청은 전체면적이 약 2백만평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3백20만평이 되어야 농,생명 산업의 발전을 위한 시험포와 연구단지 그리고 한식과 식품클러스터 등 도내 전체를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입니다. 

아울러 명실공히 전북이 농.생명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 맞추어 인구감소및 출산율 감소에 따른 농촌의 대안과 현실을 반영해야 할 것 입니다. 

라승용 청장이 전북대에서 특강을 할 때의 일화입니다. 

"학생들 왜 농대에 지원했지요?"

청장의 질문에 어떤 학생이 바로 질문에 답하였습니다. 

"네ᆢ수능점수에 맞추어 지원했습니다"! 

라승용 청장은 많은 학생들이 농촌에 대한 열과 사명감없이 단지 수능점수에 맞추어 지원하는 것에 대해 적잖이 실망 하였습니다. 

이어서 한 학생이 "교수님이 가르치는 수업은 인터넷에 다 떠있어 새로울 것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때 라승용청장은 학생들에게 특강을 통해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연상 할 수 있는 청년의 농촌 계몽운동을 들려주었고 농촌에 대한 사명감과 다시 가르치는 "농업치유"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하였습니다. 

농과대학 교수들에게 학생들의 농업에 대한 다양한 스킬과 코칭이 더 중요함을 전달하였습니다. 

청년농업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에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경북 성주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한동대 졸업생중 연봉이 1억원이 넘는 8명중 6명이 장가 좀 보내달라는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도시의 젊은 여성들이 시골로 시집을 오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일입니다. 

농촌에서 힘들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지 않으려는 세태가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 입니다. 

지금은 농촌지역도 유리온실과 스마트 팜등을 통하여 샐러드및 각종 친환경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라승용 전 농촌진흥청장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겸손함과 온화한 품격을 한 몸에 느낄 수 있었지만 살아있는 눈빛과 에너지는 마치 무슨 일이라도 해낼 수 있는 양 기력이 충만 하였습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농촌진흥청장까지 37년만에 전설의 1급 승진까지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 입니다. 

"근면과 성실" "근성과 뚝심"은 라승용 청장의 삶의 철학을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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