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생과 정치, '장악력 투쟁'... 하지만 “무리수 두지 말아야”

2023-03-26     이상기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건강이나 정치에서 갖춰야 할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장악력이다. 장악력은 동력(에너지)의 기반이자 지지세력 확보를 의미한다.

장악력이 없으면 무너진다. 그래서 정치에서 장악력이 떨어지면 조바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의 건강에서도 뇌졸증이나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악력 (握力)은 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을 말한다. 장악력 (掌握力)은 손안에 잡아 쥐어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다룰 수 있는 힘이다.

이른바 장악력은 무엇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됨을 일컫는다.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혈압, 호흡, 심장 박동, 당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있지만 악력을 통해서도 바로 건강 상태를 체크 할 수 있다.

손아귀를 쥐는 힘인 악력은 간단하면서도 가장 직관적으로 건강함과 활력을 판단하는 척도이다. 손가락 힘이 세지면 더 건강해지고, 건강할수록 손가락 힘이 강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기나이에 넘치는 장악력 제고를 시도하다가 다치는 수가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악력과 질병과의 연관성을 공표했다. 의학적으로도 쥐는 힘이 약해지면 심장마비나 뇌졸증 위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악력이 낮은 것과 우울증 사이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포착됐다.일상생활에서 노년층과 여성의 경우 최소 18.5㎏, 남성은 28.5㎏ 정도의 악력이 필요한데, 악력이 5kg 감소한 사람은 4년의 기간 동안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7% 더 높다는 점이다.

악력이 줄어들 경우 심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연구 결과 악력이 약한 사람의 혈액 샘플에서는 DNA 노화의 속도가 빨랐다.

남녀를 불문하고 악력이 떨어지는 그룹의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됐다는 것이다. 악력을 높이는 운동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필요하다.

정치에 있어서도 장악력 확보를 위해 자파 세력을 규합시킨다. 만일 당내 장악력에 균열이 생겨나면 균열 조짐이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조직 내 역학구도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정당 조직에서는 자연스럽게 계파분화의 수준을 뛰어넘는 정계개편이 이루어진다.

이와 관련 최근 여당 중진 핵심인사가 과반 승리로 이른바 ‘윤심(尹心)’ 장악력이 확인 되었는데도 ‘빈 배’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장자 외편 산목(山木)에 실린 ‘빈 배’라는 글을 인용해 자신을 빈 배에 비유했다는 평가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정쟁(政爭)이 있는 곳엔 틀림없이 적대적 상대가 있다. 정쟁이 가열되면 상처가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영광이 있는 곳엔 틀림없이 상처가 존재한다.

하지만 ‘빈 배’ 철학은 장악력 측면에서 우리에게 심오한 의미를 제공한다. 개인(사심)을 내려놓겠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진정한 장악력을 간접적으로 묘사한 대목이다. 역시 고수 같은 발상 전환이다.

고수는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수는 고집하면서 계속 염려하며 산다.고수는 사람은 실수했을 때 "내 실수다, 내가 잘못했다" 고 인정한다.

하수는 실수했을 때 "너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조직의 장악력은 개입이나 간섭과 통제력을 연상시킨다. 장악력을 갖게 되면 두려움과 소심함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장악력은 때로는 교만해지게 만들어 무리수를 두게 한다.

그래서 장악력을 갖게 되면 '힘을 쓸 곳'과 '뺄 곳'을 잘 구분해야 한다. 장악력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기에 사용되어야 한다.

관건적인 요소는 자신을 위한 것인지 공익을 위한 문제인가이다.

하지만 정치에서의 장악력과 인체 건강학적인 측면에서 장악력은 분명 차이점이 있다. 보이는 장악력과 보이지 않는 장악력이다.

정치 영역에서 진정한 장악력은 보이지 않는 장악력이다.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즉 민심(民心)을 제대로 장악하는 것이다.

소를 물가에 까지 끌고 갈수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개인이나 정당이나 장악력 제고가 관건이다. 건강을 위해서 악력 운동은 지속성이 관건이다.

정치에서 장악력은 민심 동향(지표) 체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다. 인생이나 정치나 결국 장악력 투쟁이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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