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美 SVB 파산사태...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뱅크런 사태... 급격한 금리 상승의 부작용 등 여파

2023-03-14     여불휘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나이스신용평가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13일 지적했다미 중앙은행(Fed)이 최근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로 기술기업의 신규 자금 지원이 줄어든 반면 국채 등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급격한 금리 상승의 부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견해다.

송기종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 3실장은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후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경기 침체에 따른 경기 부양책으로 선택한 극단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초래됐다"며 "은행의 사업모델 특성에 따른 예수금의 급속한 증가, 금리 상승기에 잘못된 채권의 잔존만기 전략이 결합되며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SVB가 미국 내 20위권 이내(16위)의 중위권 은행이지만 전체 시스템에서의 비중이 작고 사업 모델상 스타트업에 주로 자금을 지원하는 특성을 가진 은행으로 다른 은행과의 거래관계도 활발하지 않아서 뱅크런 사태가 미국 은행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실장은 이어 "SVB가 전체 은행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금리상승이 은행 및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금융시장은 이와 유사한 은행을 찾아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그는 "오는 22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과거 경험을 보면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금융시장에 여러 파열음을 냈다""이번 SVB 사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 실장은 "이번 사태의 전개와 사후 처리 과정은 우리나라 및 글로벌 금융시장, 그리고 경제 상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맥락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불휘 기자 kwbman@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