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주시 아중역 '레일바이크'설치에 얽힌 적극적인 공무원의 복무자세

2023-02-21     이형권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전주에 사는 사람들도 아중역 '레일바이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월 7일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매서운 한파속에 대구에서 온  4명의 여학생들은 추위에는 아랑곳 하지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시종 "까르르" 웃는 모습이 즐거운 여고시절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드는 듯 하였습니다. 

레일바이크의 차가운 좌석에 앉으며 안전요원의 주의사항을 듣는둥 마는둥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스커트를 입은 한 학생이 "덜덜덜" 떠는 모습을 본 안전요원이 무릎담요와 장갑을 가져다주니 얼굴엔 금새 따뜻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앞 좌석에 앉은 두명의 여학생이 힘차게 레일바이크 페달을 굴리자 학생들은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핸드폰 카메라에 추억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레일바이크는 꿈 많은 여고시절 젊음을 싣고 철도 레일을 미끄러지듯 힘차게 나아갔습니다.

필자는 지난 1월7일 전주 구)아중역을 방문하여 레일바이크 업체를 방문하였습니다. 

전주 아중역은 1981년5월에 전라선 전주시내 구간이 이설되면서 생긴 역입니다. 

당시 지역의 지명인 아중리에서 이름을 따와 지어졌습니다. 

2008년 송천역과 함께 여객 취급이 중단되면서 30년간의 간이역으으로서의 역할을 마감하였습니다.

한때 아중역은 식당으로 개조되어 영업을 하기도 하였지만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2016년 3월에 레일바이크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곳 레일바이크를 타러오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거의 80% 이상이 타 지역의 젊은 고객들입니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구경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타고 즐길꺼리가 없다보니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고 계획표를 짜고 오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만약에 저희 레일바이크마저 문을 닫게되면 전주에 올 고객들이 여수나 통영 순천으로 분명히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주는 여수나 통영처럼 케이블카가 없다보니 '더 더구나' 탈거리 놀거리가 없이 한옥마을만 구경하고 가기에는 왠지 서운함과 부족함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레일바이크는 불경기 계절인데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400여명 어제(1월20일)는 월요일임에도 180여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고객으로 다녀간 전주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못 탈 정도로 고객이 밀리기도 합니다. 

전주시민들은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 필자처럼 궁금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 레일바이크의 스토리를 올려드립니다. 

한때 권병기대표는 레일바이크 인.허가문제와 관련하여 전주시의 소극적인 태도와 법령검토에 25억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고도 문을 열지 못 할 큰 위기에 봉착하기도 하였습니다. 

덕진구청의 해당과에서는 주무관과 팀장 과장이 여러가지 소극적인 법령을 앞세우며 무조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아중역 실내 인테리어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완산구청 관계자는 "예전의 아중역사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 달라는 말 한마디에 다시 8천만원의 거금을 들여 아까운 인테리어를 모두 뜯어내었고 예전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개인 사업에 인테리어까지 관여하는 구청의 행태에 울분을 삼켰지만 이미 철도청과의 계약에 많은 보증금과 시설비를 투자한터라 도중에 그만둘 수 없는 난감한 입장에 행정에 밉보이면 안될 것 같아 하라는데로 순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덕진구청의 인,허가는 또다시 여러가지 법령을 들먹이며 답보상태에 빠졌습니다. 

덕진구청의 인.허가 불가 이유는 문체부의 법령이 애매하기 때문에 법 조항을 변경하기 전에는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중역의 레일바이크 영업은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문을 열지 못하고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권병기 대표는 여수를 비롯한 많은 다른 지역들은 현행 문체부의 법령으로 무리없이 인,허가를 취득하는데 유독 전주만이 안된다하니 공무원들의 소극행정에 피눈물을 흘리며 울분을 삼켜야 했습니다. 

직원들은 문을 열지도 못하고 몇달치 월급을 손에 쥐어주며 눈물을 훔치며 집으로 보내야 했고 하늘을 원망하며 다른 막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고가로 주문 제작한 신형 레일바이크 60여대가 철도 레일에 일렬로 늘어서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뜨거운 눈물이 저절로 흘러 내렸습니다. 

어느 덧 세월이 흘러 전주시 인사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병기대표는 새로 바뀐 담당과장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인사를 마치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업무를 담당했던 과장과 팀장이 다른 곳으로 발령받고 지금의 전주시의 박용자국장이 담당과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권병기대표는 담당과장이 바뀌자 기다릴새도 없이 박용자 담당과장을 찾아 갔습니다. 

권병기대표는 새로 부임한 박용자 과장에 대한 축하인사나 덕담을 나눌새도 없이 무조건 도와달라고 매달렸습니다. 

박용자과장은 부임하자 맨 처음 마주대하는 민원인의 눈빛속에 다급함과 억울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밀며 그간의 전후사정을 장시간에 걸쳐 모두 듣게 되었습니다. 

박용자과장은 첫 사업의 검토 대상이 레일바이크 인.허가와 관련된 법령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담당 주무관에게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전임과장이 법령 검토결과 무조건 안된다고 지침을 내렸다 합니다. 

이에 박용자과장은 곧바로 레일바이크가 설치된 다른 지역을 찾아 직접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여수를 비롯한 몇군데 도시를 둘러보고 문체부 담당 서기관을 직접 찾아가 만나기도 하며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친결과,마침내 전주 레일바이크 인.허가 필증을 교부해 주었습니다. 

필자는 전주시와 전라북도 관광과 관련된 관계 공무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시 박용자 국장의 민원인에 대한 적극행정이 마침내 어느 한 기업인을 살리고 레일바이크 인.허가를 통하여 관광객 유치에 큰 힘이되고 있습니다. 

적극행정을 펼친 박용자 국장의 칭찬을 널리 알려드리며 공직자에게훌륭한 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필자는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에 대한 말만 하기보다는 민원인의 입장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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