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충격에 대비한 갈아타기 상품에도…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해

금리 메리트가 높진 않아 조건도 까다롭고 어려워

2022-09-19     최규현 기자
원과 달러 / 사진=뉴스비전 DB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인해 국민들의 개인 자산 형성을 위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등의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9월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첫날 신청(주택금융공사 및 6대 은행 접수) 건수는 2,406건에 금액 2,386억 원이었다.

신청요건이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달라서 신청이 분산된 점을 감안해도 신청률이 너무 낮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부부합산소득 7,000만 원 이하, 시세 기준 주택 가격 4억 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이 가능하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 5,000만원까지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인기가 없기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특약 대출 상품’은 은행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가산금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상한, 즉 캡(Cab)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은행들이 2021년 7월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의 권고로 일제히 선보였지만, 수요가 거의 없어 결국 2022년 7월까지 혜택을 늘렸다.

금리 상승 제한 폭을 기존 연 0.75%p에서 최소 0.45%p까지 줄이고, 가입 비용 성격의 가산금리(0.15∼0.2%p)도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처럼 상품 구조를 개선한 뒤 7월부터 9월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583건, 872억 4,900만 원어치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했다.

2021년 7월 출시 이후 2022년 6월까지 판매 실적(62건, 109억 9,700만원)과 비교하면 건수와 금액이 두 달여 사이 약 8∼9배로 뛰었지만, 이전 실적이 워낙 미미한 데 따른 기저 효과일 뿐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 견줘 여전히 판매가 매우 부진하다.

부진의 사유는 금리 메리트가 낮다는 점과 갈아타기의 조건이 꼽힌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최저 금리가 연 3.7%인데 2019년 안심전환대출 당시 2%대 초반 금리와 비교해 대출자 입증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일찌감치 2020년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지표금리 상승분만 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가 3%대 초중반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라는 소득조건과 시세 4억 원 이하의 주택가격이라는 조건도 수도권에서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에 따라서는 금리상한에 대한 대가로 받는 가산금리(0.15∼0.2%p)를 길게는 1년 정도 면제해주지만 면제 기간 이후 0.15∼0.2%p 더 높은 금리를 계속 지불하더라도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이용자가 적다는 점도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