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인의 기부문화와 공존지수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각자 기준은 약간 다를지 몰라도 행복해 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대부분 행복 대상으로 돈·권력·명성·인기를 쫓는다. 하지만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실제 알게 되는 장년이 되면 달라진다.
인생의 진정한 묘미를 알게 되면 그것만이 행복의 종착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인생은 어차피 다 놓고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받는 기쁨도 있지만 주는 기쁨도 있다고 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존재하는 한 다 나눌 것은 있다. 그래서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 견주면 남는다.’라는 말이 있다.
두 종류의 계산법이 있다. 세속적인 계산법과 영속적인 계산법이 있다.
세속적인 계산법으로는 나눠 가질수록 내 유형 자산은 줄어든다. 하지만 무형자산은 늘어간다. 영속적인 셈법은 약자와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봉사를 통해 정신적인 건강, 마음의 평화,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는 삶이다.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더욱이 갖고 있으면서 베푸는 삶이야말로 누구나 누리고 싶은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권력가·재벌 등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도 모두가 진정 마음이 행복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건강한 마음, 가치(값)있는 일을 통한 충만감, 남을 위해 봉사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될 때 더욱 행복하다고 하였다.
소수의 일부를 제외하고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질적인 풍요로운 환경에 비례되는 정신적인 숙련은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부단한 자기수양과 절제를 통한 자기와의 싸움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의 시대라 할 만큼 사회 구성원들의 적대감이 높아졌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다. 사회적 연대와신뢰, 관용, 나눔과 배려 등 공동체적 가치가 점차 약해진다는 느낌이다. 그야말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지역별·성별·이념 간 갈등에다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더 확대되었다. 집단적 ‘편 가르기’와 끼리끼리 현상으로상호 대립과 갈등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을 대다수가 느끼고 있다.
이와 관련 상생과 공존의 미덕과 상호 협력정신, 이른바 우리의 전통적인 ‘품앗이 정신’ 을 을 강조한 속담 중에 '독 속의게'라는 우화가 있다독(장옹·醬甕)속에 게를 풀어 놓으면 서로 밖으로 기어 나오려고 발버둥 치기 마련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현상이 벌어진다.
그러나 결국에는 한 마리의 게도 나오지 못한다.밑에 있는 게가 올라가려는 게를 끊임없이 물고 당겨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서로 상생정신을 발휘하면 아래 밑바닥에 있는 게가 ‘받침돌’이 되고 중간에 있는 게가 ‘디딤돌’을 마련해주고 맨 위에있는 게가 살아남아 ‘승리돌’이 되어주면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한국사회가 갈수록 여러 측면에서 각박해지고 있다. 지역별·성별·이념 간 갈등에다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더 벌어져 집단적 편가르기와 상호 적대감과 이질감이 확대되고 있다.
타협과 밀당(밀고 당기고)은 배려와 관용에서 비롯된다. 따스함과포근함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 물질은 풍요로워 지는데오히려 공존지수와 건강지수는 낮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의 기부지수는 이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지난 10년간 평균 기부지수는 조사 대상 126개국 중 57위. 기부 경험 38위, 사회봉사 53위, 낯선 사람 지원 경험 78위이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부각되는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사회의 건강지수는 공존지수(network quotient)와 깊은 상관관계에 있다.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수평적 네트워크사회에서 혼자만의 힘은 분명 한계가 있다.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공생과 상생 관계가 잘 구축 되어야 한다. 수평적 네트워크가 잘 운영되어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동반 업그레이드화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 사회는 사실상 정치·경제·사회적 내전 상태다. 정치적 진영의 적대, 경제적 계층 간·세대 간·젠더 간 적대 등이 훨씬심화되었다. 하지만 있는 자, 배운 자, 얻은 자만이 해결할 수 있고, 베풀 수 있고 용서할 수 있는 법이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대립과 갈등 해결이 선진사회로 가는 첩경이다. 결국 깨달은 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베풀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기부지수에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정신 건강 지수, 이른바 건강 바이러스를 퍼뜨려주어야 한다.
항시 쌍방향이 되어야 지속가능해진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서 “사촌을 대접해 그의 지혜를 배워야한다”는사회적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수혜자는 품을 입었으니 갚는다는 마음의 ‘품앗이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포근하고 따스한 기운이 사회전반에 돌게해야 한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한발 물러서고 , 상대를 위해 베풀려면 한발 나서면된다. 정말 어렵지만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