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구의 神’ 메시, ‘즐기는 축구’로 ‘축구 황제’ 반열 등극
카타르 월드컵은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가장 많은 경비를 투입했고, 열하의 중동에서 겨울철에 거행되었고, 경기 측면에서는 많은 이변을 낳았다.
그 중에서도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는 최고였다. 메시는 7개의 발롱도르, 4개의 챔피언스리그, 1개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했다. 월드컵 우승은 그의 커리어에 화룡점정이 되었다. BBC 스포츠가 선정하는 ‘올해의 세계스포츠 스타’로 선정되었다.
메시라는 ‘축구의 신’이 탄생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금번 월드컵 경기 마다 시종일관 미소, 여유, 겸손의 미덕은 많은 사람에게 큰 기쁨과 교훈을 주었다.
오늘에 있기까지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한 세분이 있다. 축구를 권유했던 메시의 할머니, 리오넬 메시를 스카우트 하려고 백방의 노력을 기울인 카를레스 렉사흐 바르셀로나 구단 기술 이사, 메시에게 간절한 요청서를 보낸 여교사의 편지 덕분이었다.
메시의 어린 시절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부모님들은 모두 일하러 가야 했다. 어린 시절 메시를 돌본 사람은 오직 할머니였다. 처음 축구에 발을 들여 놓았던 계기도 할머니의 강력한 권유였다. 메시가 골을 넣으면 팀 동료와 껴안고 서로 축하를 한 뒤, 두 손을 하늘로 가리키는 셀레브레이션을 따로 하는데, 이것은 돌아가신 할머니 로사 마리아 페레스를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 유망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열한 살 때 성장 호르몬 결핍증(GHD)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며 시련을 겪는다. 매달 90-100 달러의 치료비가 필요했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그의 부모가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소년 메시는 바르셀로나 구단 기술 이사를 만난다. 바르셀로나와 계약한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팀, 이른바 '라 마시아'에 입단했으며, 가족들도 함께 바르셀로나로 이주하면서 탄탄대로를 걷는다.
세계최고의 축구선수였던 메시였지만 아르헨티나는 2016년 월드컵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었다.2016년 메시는 죄책감과 많은 사람들의 비난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하였다.
이때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의 작은 시골마을 초등학교 여교사가 메시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진정한 영웅이라면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진리를 알려줘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때만큼은 리오넬 메시가 아닌 아르헨티나 그 자체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에 남아 줬으면 합니다.“
이 편지에 감동 받아 결국 메시는 6주 만에 국가대표팀 복귀를 선언하였다.
메시가 고향 태어난 집 근처에는 대형 벽화가 걸려있다. 벽화에는 "우리 동네로부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한 현재의 메시 모습과 메시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상징하는 축구화가 양쪽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왼쪽은 메시의 발롱도르를 뜻하는 '금색 축구화'이고 오른쪽은 메시가 어린 시절 신었던 '검정 축구화'다.
메시는 그야말로 적수성가(赤手成家)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몹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 스스로의 힘으로 노력하여 가산(家産)과 가업(家業)을 넘어 보국(報國)이룬 영웅이다.
작은 거인 메시는 소왈 '금수저'와는 거리가 먼 ‘흙수저’였다. 그러기에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받으며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가 여기 있다.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해냈다”고 기뻐했다.
결승전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전·후반전 90분 동안 2대 2, 연장전까지 3대 3으로 맞선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대 2로 이겨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항상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교됐던 메시였다. 드디어 '4전 5기' 끝에 고국에 우승 트로피를 선물한 메시는 진정한 아르헨티나의 '메시아'가 됐다.
그의 성공 배경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생활화 한 표본이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어디서든 자생(自生)할 수 있는 적응력을 발휘했다. 결국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는 말을 굳게 믿고 실패의 디딤돌을 딛고 일어섰다.
메시는 월드컵 결승전 경기 직후 “신이 내게 그것을 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컵을 보라. 아름답다”며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가 여기 있다.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해냈다”고 기뻐했다.
그의 축구에 대한 가치관은 남달랐다. 메시는 “그라운드 위에 오르면 아이처럼 즐기려 한다. 물론 승리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점은 안다. 나에게 그러기 위한 최선책은 바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강조해 왔다.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일을 즐겁게 하는 자는 세상이 천국이요, 일을 의무로 생각하는 자는 세상이 지옥이다."라는 격언을 거울로 삼았다.
공자 논어에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낙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구절이 나온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축구의 신 메시는 축구 인생을 매 순간 즐겼다. ‘즐기는 축구’에서 시작해 월드컵 황제 대관식에서 최고로 ‘즐기는 인생’을 맛본 셈이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