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4조 3000억 규모 채권 바이백 추진 ‘위기설 부인’
리먼 사태보다도 은행권 완충 자본 높아 채권 조기상환 통해 파산설 종식시킬까
스위스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파산설’에 휩싸인 가운데 채권 조기상환(바이백)을 추진한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채권 조기상환 규모는 최대 30억 3,000만 달러(원화 약 4조 3,026억 원)으로 재무 건전성의 양호함을 시장에 보여주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총 10억 유로(원화 약 1조 3,819억 원) 규모의 유로 혹은 파운드 표시 선순위 채무증권 8종과 최대 20억 달러(원화 약 2조 8,400억 원)의 미 달러화 표시 증권 12종을 현금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채권 매입은 각각 11월 3, 10일 만료될 예정이다.
또한 스위스 취리히의 중심가에 있는 5성급 ‘사보이 호텔(Savoy Hotel)’도 매각 중에 있다.
사보이 호텔은 184년 전통의 호텔로 희망 매각 가격은 4억 스위스 프랑(원화 약 5,704억 1,6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21년 초 고객사인 헤지펀드 아케고스와 공급망 투자회사 그린실 캐피털이 동시에 파산하고 투자은행 사업부 적자, 모잠비크에서 뇌물 수수 관련 거래에 대한 벌금 등으로 크레디트스위스는 재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은행에 대한 신뢰도 역시 추락하면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용위기설이 대두되면서 사보이 호텔의 매각이 이러한 우려의 방점을 찍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 회사의 재무 상태는 건전하다며 직원들을 동요를 달래기 위한 메일을 보냈지만, 오히려 은행의 재무 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강화하며 은행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료 성격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때 수십년 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더불어 도이체방크 등 유럽 유수의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의 프리미엄이 치솟아 오르면서 유럽권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다만 그 당시와 비교해 은행들의 완충 자본 역시 높아 금융위기까진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 나오고 있다.
10월 6일 MSCI 리서치가 발행한 보고서는 CS와 도이체방크의 CDS가 높은 편이지만 위기상황은 아니며, 채권의 신용 위험을 반영한 크레딧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스프레드 커브가 역전보다는 가파르게 변화하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MSCI 리서치의 토마스 베르브라켄은 “커브 역전은 투자자들이 장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디폴트 위험을 높이 보고 있다는 의미로 지난 2008년에는 은행권 전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주요 은행 가운데 CS만 크레딧 스프레드가 평평해진 상황이다.”이라며 당시와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MSCI 리서치는 현재 CDS 시장에 반영된 향후 6개월 내 CS와 도에치방그가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은 각각 2%, 1%로 반영되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디폴트 가능성은 각 23%, 17%로 반영했다.
단기적으로 크레디트스위스와 도이체방크의 부도 가능성을 높이 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장기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모닝스타의 요한 숄츠 주식 애널리스트는 “CS의 채권 매입 결정은 은행이 유동성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긍정적 신호’다.”라고 평가했다.
모닝스타는 사보이 호텔 매각을 현금 마련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하기엔 충분하지 않으며, 3분기 실적에 대비해 장부상황에서 재정적인 부분을 덮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판단했다.
한편 이날 채권 조기 매입 발표에 뉴욕증시에 상장된 크레디트스위스(종목명:CS)의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