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V 수출증가, 자동차 운송선료 10배 인상...사상 최고

전 세계적으로 선박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 중국 전기차 충전거리 확대로 유럽으로 수출증가 추세 전기차배터리는 위험물로 지정돼 선박운송 적합

2022-11-18     조성영
사진=뉴시스 제공.

자동차와 건설장비를 실은 전용선의 용선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10월의 한 하루 요금은 무려 2022년 초의 2.6배다. 

중국의 순수전기차(EV) 수출이 급증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선적 선박이 부족한 탓이다.

부품난에 시달리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운송선박 부족에 대한 역풍을 더 키운 것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0월 자동차 6500대 분량의 1년 계약 렌트비는 하루 10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1월 3만8500달러에서 크게 늘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글로벌 팬데믹 확산으로 수요가 부진했던 2020년 중반 1만 달러 수준의 10배 수준이다.

완성차를 수출할 때 완성차 업체는 해운업체와 계약한 전용 선박을 이용해 운송한다.

해운업체들은 자체 선박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 선주들에게 선박을 빌려주기도 한다.

용선료는 해운업체가 선박을 임차할 때 선주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전용선이 부족하면 용선료가 오르기 쉽다.

용선료 급증의 주요 원인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빠르게 증가한 데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2021년 자동차 수출량은 201만 대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 처음으로 200만 대를 넘어섰다.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수출은 211만 대로 2021년 연간보다 높아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전기차 구동력 발전은 중국 순수 전기차 수출의 강세를 보여준다.

중국은 2021년 31만 대의 순수 전기차를 수출해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했다.

대부분은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도를 이용해 중국과 유럽 간 자동차를 운송하기도 하지만 순수 전기차 배터리는 위험물로 지정돼 있어 흔들림이 적은 선박으로만 운송할 수 있다"며 전용 선박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병목현상으로 생산이 둔화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공세가 이어지자 일본 종합연구소의 청즈카 마사시 선임매니저는 "중국 업체들이 비자동차용 반도체를 자동차에 쓰거나 반도체 업체에  더 높은 가격을 주고 확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고든 클락슨 리서치 상무는 "2022년 전 세계 차량 운송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다만 중국으로부터의  수출 증가로  "장거리 이동거리를 포함한 운송 수요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송 수요의 회복은 전문 선박의 직접적인 부족을 초래했다.

전염병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 이후 많은 해운업체들이 선단의 규모를 축소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적재량 1000대 이상 자동차 운반선 수는 750척으로 2019년 말보다 3% 감소했다.

중고차를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선의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

전용 선박으로 운송되는 신차와 달리 중고차는 보통 컨테이너로 운송된다. 이에 컨테이너선 운임은 2020년 가을 이후 항만 정체와 재택 수요로 인한 화물 증가로 인해 상승하고 있다.

관계자는 "2020년에는 전용 선박을 이용해 일본에서 중고차를 운송하는 비율이 50%를 약간 웃돌지만 2021년에는 75% 안팎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