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168억 중국 투자 발표...독일매체 "경쟁력 회복에 도움"

독일 정부의 중국 디커플링 조치와는 다른 행보 폭스바겐 생산차량의 40%가 중국 시장에 판매 기존 폭스바겐의 디지털화 개선에 역점을 둔 합작투자

2022-10-16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독일 정부가 대중(對中) 무역 문제에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하려 한다는 분위기 가운데 독일 폭스바겐은 13일(현지시간) 약 24억 유로(약 3조 3654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와관련 폭스바겐은  중국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인 호라이즌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분야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산하 소프트웨어 회사인 캐리어드(Cariad)가 호라이즌 로보틱스와 새롭게 협력해 폭스바겐의 중국 시장용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새로 설립될 합작회사에 약 24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며, 투자는 2023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투자 거래는 협력 당사자가 최종적으로 서명하고 관련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캐리어드는 중국 시장 수요에 대응해 선도적이고 고도로 최적화된 풀스택형 고급운전보조시스템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 단일 칩에 다양한 기능을 집적해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폭스바겐의 중국 내 순수 전기차 모델에 확장 가능하고 가성비 높은 고급운전보조시스템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그룹(중국)의 베레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은 역동적이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영역이다."고 언급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와의 협력은 그룹이 중국에서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고 중국 사업을 강화하는 핵심 초석이 될 전망이다.

그는 "현지 R&D는 우리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의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매년 폭스바겐 자동차의 약 40%가 중국에 인도되는 최대 시장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역시 중국 시장에서 압박을 받고 있어 2021년 매출 감소를 겪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폭스바겐 모델의 디지털화 부족함이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폭스바겐이 미국 반도체 업체인 퀄컴, 유럽의 이탈리아 반도체와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호라이즌 로보틱스와의 협력은 북미와 유럽, 중국에 주요 공급처를 두고 있다는 의미이며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이 같은 협력 사실을 발표한 같은 날 로이터통신의 한 기사도 독일·중국 간 경제 무역을 '분리'하려는 시도에 대한 독일 재계의 불만을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재계 지도자들은 지난달 독일 경제부가 중국에 진출한 모든 기업의 투자를 심사하자는 제안을 접했을 때 대체로 반대했다. 

로이터통신은 BMW·바스프 등 독일 유력 기업들을 인용해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철수하는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대변인 토비아스 저스트는 "유럽과 중국을 완전히 '디커플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독일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서치업체 융딩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바스프는 2018~2021년 유럽 전체 대중 투자액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난 8월 독일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독일은 올 상반기 중국에 약 100억유로를 투자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1일 한 회의에 참석한 숄츠 독일 총리는 디커플링에 반대하며 "디커플링은 완전히 잘못된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