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보고서 "중-아세안 관계 빠르게 심화"

중국의 대외무역 1위 지역이 아세안 국가로 전환 77%가 중국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대국으로 인식 54%가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정치대국으로 인식

2022-08-01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아세안 경제국과의 관계를 심화시켰다"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미국 아시아협회 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이 보고서는 중국이 백신 제공과 방역 지원을 약속하고 정상 간 고위급 대화를 통해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켰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역 주변국가와의 관계를 강화를 도모해 이 기간 중 아세안과의 교역액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들은 이 지역에서 베이징의 존재에 대한 우려보다 미·중 권력 다툼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싱크탱크는 최근 발표한 이 보고서에서 중국이 천혜의 강점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대국에 비해 앞으로 몇 년 안에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존재와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외교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중국의 팬데믹기간의 동남아 외교'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팬데믹기는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교훈을 제공한다. 다음 위기가 이 지역에 닥치면 향후 미국은 무관심의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팬데믹 기간 동안 아세안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크게 증가해 이 지역이 중국의 제1 무역 파트너가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2020년 유럽연합(EU) 대신 아세안이 중국의 1위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고, 2021년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지속되었다.

정성적·양적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백신 기부는 2020년 말부터 선두를 달리다 2021년 말쯤 중국에 역전됐고 ▲동남아 지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중국이 대체로 미국·일본에 뒤졌지만  팬데믹  기간 중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 ▲여행 제한에도 불구하고 고위 외교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 엘리트들은 코로나19 지원 측면에서 미국에 비해 중국에 대한 찬사가 더 많았다.

보고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미중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한 동남아 지역의 대응을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원래 동남아 국가들의 대외 전략은 중립이었지만 "중국이 강하고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아세안국가에서 미국의 영향력 지속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평가 했다.

아시아협회 정책연구소의 보고서는 올해 초 싱가포르 유소프 이사 동남아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중국을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대국으로 꼽았고, 54%는 중국을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전략대국으로 꼽았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