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공급 과잉'으로 전환...소요 급락 추세

반도체 D램 재고 증가... 가격 30% 급락 2021년 반도체 시장 최대호황, 당분간 하락추세

2022-07-19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공급 부족 사태로 2년째 불붙던 반도체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D램 재고가 올봄 이후 늘면서 가격도 30%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인 대만에서는 경계감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한 대만 대형 반도체 업체의 임원은 "요즘 반도체 부족은 허구인 것 같다.우리는 4월부터 재고를 조정하기 시작하여,지금도 계속 조정하고 있다. 적정재고는 2개월인데 지금은 3개월이 넘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메모리반도체 D램이 심각한 상황인 데다 가전 및 컴퓨터 등에 쓰이는 구형 범용 반도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만의 한 반도체 업체 임원은 "반도체를 조달하는 업체들의 생산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반도체 수주를 취소하는 기업도 많아져 시장  상황이  공급 과잉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변화는 대만 대형 반도체 업체들의 최근 월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예를 들어 액정표시장치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롄영테크놀로지의 4월 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5월 하락세로 돌아섰고, 6월 실적은 29.6%로 더 나빠졌다.

지난 2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최근 들어 유례없는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이를 위한 계기를 마련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전 세계에 보편화됐다.

​PC·스마트폰·게임기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중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도 서버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협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5558억 달러로 사상 최대 성장 속도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의 특징은 경기 동향에 민감하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오랜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도 어떤 이유로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 막을 수 없는 급변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전·자동차·스마트폰부터 군사·우주 관련 용도까지 모든 제품에 반도체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는 경제의 선행지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납품 주기는 주문부터 납품까지 약 3개 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 반도체 시장이 침체돼 있다면 3개월 후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대형 반도체 업체인 TSMC와 인텔, 삼성전자는 모두 연초 대비 약 30%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반토막 났다.

애플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분기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반도체를 많이 소비해야 하는 기업들은 이미 성장 장벽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