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말레이시아, 국내 닭고기 가격 안정되면 "싱가포르에 수출 재개 곧 가능"

외교관계 고려... 말레이시아 닭고기 싱가포르에만 수출 재개 조짐

2022-06-04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말레이시아가 닭고기 수출을 금지하면서 최대 수입국인 싱가포르가 비상에 걸렸는데 금지 해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2일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말레이시아 켈리 보건차관보가 "말레이시아 정부가 양계업자들과 협력해 생산량을 늘리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며 "곧 닭고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출이 싱가포르에만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켈리 차관보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돼 하루빨리 닭 수출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와의 양자 관계를 중시하는 말레이시아 닭 수출 금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말레이시아에서 공급과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임시방편이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는 "각국은 국내 식량 공급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하지만, 인근 국가들의 식량 사정을 고려하여 수출을 충분히 확보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수출 재개에 몇 달이 걸릴지 묻자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월 5일부터 닭고기·계란 소매가격 상한선을 적용해 기준 순닭은 kg당 8.90링깃(약 2530원), 슈퍼 순닭은 kg당 9.90링깃(약 2820원) 계란은 등급별로 최고 43링깃(약 12200원)까지 정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일 닭 수출 금지 규정을 발효하면서 살아있는 가금류와 냉장·냉동육, 치킨 소시지와 너겟, 패티까지 모든 닭 관련 제품의 수출을 중단한다고 미국 CNN이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료값이 오르자 2월부터 닭고기 값이 치솟고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월 360만 마리에 이르는 닭고기 수출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지난달 23일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닭고기 수요의 3분의 1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아왔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주요 주식이 치킨 라이스일 정도로 닭고기 수요가 많고, 신선육을 냉동육으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말레이시아와 육로 국경이 이어진 싱가포르는 살아 있는 닭을 주로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와 직접 도축해 사용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내 공급이 충분하면 수출 금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