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한 코로나 위기 상황과 우리의 대응책

2022-05-30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사진=뉴시스 제공.

북한은 5월 12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확인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였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27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는 10만460여명이라고 밝혔다.

사실 북한의 현재 코로나 상황은 체제의 폐쇄성으로 볼 때 정확한 실태 파악은 불가능 하다. 단지 북한 언론이 흘려주는 전파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한 뒤 한동안 하루 20만∼30만명대이던 신류 발열 환자는 지난 21일 18만6천90여명으로 떨어졌고 이후 엿새째 1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는 1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69명이며 치명률은 0.002%라고 전했다. 지난 4월 말부터 누적된 발열 환자는 총 327만850여명이며 이 가운데 303만7천690여명이 완쾌되고 23만3천9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 발표를 검증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통계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하튼 북한 관영매체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였던 초기 우리 나라의 방역형세는 참으로 엄혹하였다. 수십만 명의 유열자(발열자)와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최대 비상방역체계 가동 이후 "전국적인 전파 상황이 점차 억제되여 전반적 지역들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이적인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강력한 지역 봉쇄와 단위별 격폐 조치에도 주요 경제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의약품과 식량도 부족함 없이 공급되고 있다고 선전했다.

한편, 북한이 2년 넘도록 ‘확진자 제로’ 입장을 유지해 오다가 최근 겁잡을 수 없는 상태로 발전하자 드디어 천하에 실상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의 이번 공개는 사태의 심각성은 물론 세계에 공개하므로서 각종 지원을 받으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북한의 취약한 보건의료 인프라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확산세는 안보차원의 정세 불안요인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기존의 봉쇄 위주의 방역정책이 통하지 않자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온 것이다. 

과연 이처럼 코로나 확산세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김정은 정권이 여하히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위 자력갱생의 정면돌파 작전으로 임할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할 것인지가 초점이다.

북한은 우리 유대통령이 백신 제공등의 용의를 표명하며 손길을 내빌었으나 그 안량한 자존심을 내세워 아무런 대응도 없다. 이런 상황하에 5월 27일에는 중국 단동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약품 차량이 보도되었다. 할 수 없이 우방인 중국에 매달리는 수순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간 김정은의 최근 발언내용을 보면 기존의 통제 방식 고수에 더 방점이 있는것 같다 .확진자 격리 등 엄격한 봉쇄 정책을 근간으로 비상 비축 의약품에 의한 치료나 민간용법 사용 등 자구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진자 폭등세와 북한의 의료 기술수준 및 열악한 인프라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은 물론 러시아나 여타 유엔 기구 등을 통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북한이 외부 지원을 수용한다면 중국과 우선적으로 협력하고 국제사회 및 남한과의 협력은 후순위로 고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안보상황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준비 등으로 엄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감염병의 신안보 위협까지 더 해지는 복합위기가 엄습해오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우리 윤석렬 정부 당국은 북한의 코로나 확산이 도발을 빈발시키는‘부 (負)의 승수효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즉,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문정권이 시도했던 한심하고 순진한 평화타령과 희망고문의 틀을 과감히 던지고“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인과응보 법칙을 적용하여 북한의 도발의지를 최대한 억제시켜야한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발을 일삼는다면 오로지 그에 상응하는 제재와 보복만이 북한에 돌아갈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코로나 문제와 관련하여는 남북이 기 합의한 보건협력 프로세스 재가동 및 방역물자 지원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지원 방법으로는 직접 지원 방식을 통해 하되, 만약 북한이 의례적인 자존심을 내세워 이를 거부한다면 대안으로서 미일중 및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