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저가 구매...미·인 관계 ‘소용돌이’ 되나
비록 소량(300만 배럴)이지만 상징적인 의미 국제 안보 파트너십인 ‘쿼드 회원국’ 일원
인도의 러시아 산 저가 원유 구매는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 노력을 복잡하게 만든다.
인도는 미국의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원유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가 곤경에 처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힌두 등 인도 언론은 18일(현지 시각) “인도가 미국 등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産) 원유 수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미국의 금수 조치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하겠다는 러시아의 제안을 인도가 수락한 것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대유행으로 경제가 회복되지 못하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 에너지 공급을 대폭 늘릴 것"이라면서, “이번 구매량이 300만 배럴이다”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세계통합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중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인도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 달러화 대신 자국 화폐인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거래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수출 통제나 금융 제재와는 달리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선 다른 동맹의 동참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러시아산 원유는 3%에 불과한 미비한 량이다. 하지만 동맹의 동참 차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인도만이 러시아 에너지를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과 같은 몇몇 유럽 동맹국들과는 달리 이번 인도의 결정은 바이든 정부를 아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서방국과 동맹국들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 편을 들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음에도 인도의 역할을 거론할 때는 더욱 신중했다.
최근 인도가 첨단 러시아 방공 시스템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입은 워싱턴과 뉴델리 간 관계를 더욱 긴장시킬 수 있다. 백악관은 여전히 인도에 대한 제재를 제정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는 다른 각도에서 검토될 수밖에 없다.
인도가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상승에 대항하는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미국, 호주, 일본도 포함된 국제 안보 파트너십인 쿼드 회원국으로 올해 도쿄에서 4개국 정상이 만날 예정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