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ON] 러시아,100년만에 국가부도(디폴트) 선언 임박

16일 달러화 국채 1천450억 원 이자 만기 도래 러시아 재무, "루블화 지급 준비” 언급 디폴트 선언시 신흥국들에 연쇄 타격 예상

2022-03-17     차승민 기자
모스크바 크렘린 과 성 바질 대성당의 전망./사진=뉴시스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국 들의 강력한 경제제재의 영향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통신사 RIA보도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외화로 우리의 의무를 이행할 가능성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으며, 우리는 돈을 지불하고, 이제 공은 미국 당국의 편에 서있다"고 말했다. 

실루아노프는 러시아가 의무를 이행하고 16일에 예정된 두 개의 국가 채권에 대해 1억 1700만 달러(한화 약 1428억 2190만 원)의 이자를 지불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먼저 러시아 외화 계좌에서 합의가 가능한지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CNBC는 “제재를 관리하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에 연락하여 논평을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과 국제 동맹국들은 크렘린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여 러시아에 대한 전례 없는 징벌적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처벌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모스크바를 차단하기 위한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제재의 한 가지 주요 척도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약 6300억 달러(768조 9150억 원) 규모의 외환 보유량을 효과적으로 동결하는 것이었다.

러시아가 달러로 합의가 거부될 경우 루블화에 대한 지불을 제공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신용평가기관 Fitch는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채권자에게 지불하는 것이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루블화로 지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국영 TV 인터뷰에서 "그것이 왜 디폴트(채무불이행)인가? 러시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가 16일 2건의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상환하면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0년만에 최초의 외화 디폴트가 된다. 

당시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끈 볼셰비키는 혁명으로 차르(황제)를 몰아낸 뒤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했었다.

16일 이자 만기가 도래하는 2건의 달러화 국채는 모두 루블화 상환이 가능하다는 옵션이 없다.

만약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이에 따른 신흥국 연쇄 부실도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러시아 국채 디폴트가 중국 등 신흥 시장에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채권을 일제히 내다 팔아 환율·금리가 치솟고 신흥국 금융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달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합의된 통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디폴트로 간주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