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세번 만의 행운, 유비의 '삼고초려'

2022-03-15     전용철 회장
사진=웨이보

유비가 형주 땅 융중에 기거하던 제갈량을 얻기 위해 몸소 제갈량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갔던 일화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삼고초려(三顧草廬)이다. 이는 '유능한 사람을 대할 때는 그만큼의 정성이 필요하다'라는 뜻이다.

영어로 첫 번째, 두 번째는 실패했지만 세 번째인 '삼세번 만의 행운'이라는 뜻인 the third time's a charm와 삼고초려는 비슷한 의미라 하겠다.

오늘날 삼고초려는 신분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기 신분과 지위를 잊고 세상 사람들이 대단치 않게 보는 사람을 끌어내다가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겸손한 태도와 간곡한 성의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서서가 유비를 떠나기 전에 제갈량을 추천한다. 그리고 서서는 위나라로 가는 길에 생각해보니, 이미 유비의 인품을 알고 있는 자신과 달리 제갈량은 유비에 대해 잘 모르기에 가는 길에 제갈량을 잠깐 만나 유비를 도와줄 것을 설득했지만 제갈량은 오히려 화를 내며 관심이 전혀 없었다. 서서는 당황했으나 자신도 갈 길이 급했기에 다시 위나라로 떠난다. 

그 동안 유비는 관우와 장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을 찾아갈 채비를 했다. 처음엔 가을에 찾아갔으나 그때는 동자 한 명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고 제갈량은 여행을 떠나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말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이후 겨울에 다시 찾아갔으나 역시 제갈량은 없었다.

이듬해 봄에 세 번째로 찾아가자 제갈량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동자가 깨우러 하자 유비는 말리며 계속 기다렸다. 잠을 깬 제갈량은 인기척을 느끼고 동자에게 누가 찾아왔냐고 묻자 동자는 유비가 오래 기다렸다고 대답했다. 

제갈량은 얼른 의관을 갖추고 유비를 맞이한다. 유비는 제갈량의 수려한 풍모에 감동하며 인사를 나눈 후 천하 정세를 물었고, 제갈량 역시 한낱 백성인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유비에게 감복했기에 이에 차분히 대답하며 천하삼분지계를 설파한다.

한참 설명을 듣던 유비는 "부디 나와 함께 그 대업을 이루자"고 말하자 제갈량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며 거절했으나, 유비가 "그러면 저렇게 고통받는 백성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며 눈물을 흘리자 이에 마음이 움직여 제갈량은 유비의 군사(軍師)가 되기로 결정한다. 

이때 유비는 161년생, 제갈량은 181년생으로 두 사람의 나이는 20세나 차이가 난다. 

적벽대전이 발생한 시기를 생각하면 삼고초려는 제갈량이 26~27세 때 일어난 일이다.

고사 삼고초려에서보듯이 유비는 인재에 대한 욕심이 대단했다.

인사가 만사란 말이 있듯이, 훌륭한 지도자는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한 두 번 영입 노력의 실패에 포기할 것이 아니라 삼세번, 아니 수십번의 노력을 반복해야 할 것이다.

신 정부 내각 조각이 진행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걸출한 책사를 찾아 등용하는 길이 국운융성의 기초다. 

(주)세방이앤씨 회장 전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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