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태국, 13년 이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기록
러시아 제재로 과일 수출 타격 석유 의존도 높은 국가일수록 영향 커 유가 급등으로 유류할증료 부과 휘발유 가격 동결 위한 동참 호소
태국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연쇄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제2의 경제대국이자 코로나 대유행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태국의 경우 러시아 침공의 경제적 여진이 수출 및 관광 분야에서 크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일 태국 상무부는 2월 인플레이션이 5.28%로 13년 만에 가장 높으며 예상치를 훨씬 상회했다고 발표했다.태국 경제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2년 신속한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에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편 급감과 머스크와 같은 대형 해운회사의 정기선 운항 중단으로 태국산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러시아 슈퍼마켓 진열대에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또한 러시아 소비자들은 루블화 가치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 수입된 고급 식료품이나 사치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
태국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열대성 기후를 향해 찾는 여행지다. 지난 2019년 한해 140만명의 러시아인이 태국을 찾았다. 지난 1월에는 2만3000명의 러시아인이 태국에 입국했는데 이는 전체 태국 입국자 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9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자지라 뉴스는 러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로 신선하게 냉동된 농산물을 수출하는 태국 업체는“유가 급상승으로 인한 선박 운임비 폭등으로 기본적으로 해외 수출 시장이 상당히 상실되었다"고 전했다. 이에 망고, 두리안 같은 '이국적인 과일‘의 해외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비록 태국 수출액의 1%를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양자 교역 훼손뿐만 아니라 태국 내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심각한 공급망 붕괴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신선한 농산물을 러시아와 유럽으로 수출 하는 것은 거의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
경제 여파 속에 태국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동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태국 프라윳 짠오차 총리까지 나서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회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태국 렘차방 항구의 소규모 화주들이 이미 4%에 가까운 유류할증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찬 차론숙 태국 국가해운협회 회장은 최근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올해 안에 고통을 느끼는 것은 물론 최소한 다음 해에도 고통을 느낄 것"이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오미크론 대유행, 치솟는 운송비 등 태국은 여전히 많은 성장 장애 요인들이 태국의 경제성장률을 해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도입된 서방 주도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고통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아시아에 대한 전망 또한 급격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홍콩 대학 토미 우 경제학과 교수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는 러시아나 유럽만큼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지만 "그러나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세계 교역 둔화는 특히 일본, 한국, 인도와 같은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의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