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이슈] 국제유가 보합세…WTI 0.19달러↑, 브렌트유 제자리
우크라이나, 국가 비상 사태와 예비군 동원령 선포 이란 핵 합의 타결 가능성이 유가 상승 폭 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23일(현지 시각) 2014년 최고치를 밑돌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19달러 오른 배럴당 92.1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날과 같은 배럴당 96.84달러로 집계됐다.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대를 파견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 제재가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96달러, 99.5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은 러시아 은행과 관련 인사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했으며 독일은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인증 절차를 중단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유럽 동맹국, 글로벌 석유 시장, 미국 소비자 피해 등을 우려해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 원유와 정유 산업에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부인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군대 철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24일 국가 비상 상태와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하고 러시아에 있는 자국민에게 귀국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철수를 시작했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서방 국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나설 경우 더 많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원유 중개업체 PVM 오일 분석가 스티븐 브레녹(Stephen Brennock)은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은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보장한다”라고 밝혔다.
이란 핵 합의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 인상을 제한했다. 프라티바 타커(Pratibha Thaker)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 분석가는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에 도달하면 유가 상승 압박이 다소 완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유가가 100달러 이상 급등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와 휘발유 재고는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감소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