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ㆍ프랑스 토탈 에너지, 32조 규모 투자 협의 무산 위기

쟁점이 되는 조항 문제로 교착 상태 빠져

2022-02-15     김성호 기자
사진=토탈 에너지 페이스북 갈무리

이라크와 프랑스 석유 대기업 토탈 에너지(TotalEnergies, 이하 ‘토탈’)의 32조 원 규모 투자 협의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이라크에서 국제 석유 메이저 철수 추세를 되돌리려는 이라크 정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14일(현지 시각) 아랍뉴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토탈과 이라크의 270억 달러(약 32조 346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의가 쟁점이 되는 조항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해당 계약이 이라크 새 정부에 의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이라크는 10여 년 전 미국 침공 이후 에너지 산업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수입 분배에 대한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다국적 석유 업체가 줄줄이 물러나면서 이라크 정부는 석유 생산 목표를 지속해서 낮췄다.

토탈은 지난해 9월 앞으로 25년 동안 이라크 남부 지역 바스라에 있는 석유,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4개 프로젝트에 2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이라크 석유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토탈은 리타위(Ratawi) 유전 개발과 석유 판매를 통해 100억 달러의 초기 투자를 받을 예정이었다. 리타위 유전은 하루 8만 5천 배럴 석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토탈이 받아야 할 수익이 이라크 정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중동 매체 아랍 위클리(The Arab Weekly)에 따르면 토탈이 받을 수 있는 수익은 업계 평균 수익 10~15%보다 높은 40%다.

이라크 석유부와 업계 복수 소식통은 “석유부는 해당 거래에 필요한 모든 관련 부문의 재정 세부 사항에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후 해당 거래가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토탈과 이라크 석유부의 투자 협의는 총선 이후 들어서는 이라크 새 정부 신임 석유장관과 재무장관 등을 포함한 내각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들은 3월 말에나 취임할 수 있다.

이라크 석유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토탈과 거래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탈도 “거래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며 “하지만 해당 협의는 여전히 쌍방이 만족하고 해제해야 하는 조건에 묶여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토탈이 이라크 석유부와 맺은 투자 협의에는 리타위 유전 개발 외에도 1GW 태양광 발전소, 하루 6억 입방피트 규모의 천연가스 처리 시설, 이라크 남부 석유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30억 달러 규모의 해수 공급 프로젝트 등이 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