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브라질 대통령에게 러시아 방문 취소 촉구

브라질 현지 매체 최초 보도, 美 국무부 응답 거부

2022-02-03     이창우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뉴시스 제공

최근 미군의 우크라이나 인근 병력 증강 등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긴장감이 고조되자 미국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당초 예정되어 있던 러시아 방문을 취소하라고 촉구하였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소식은 브라질 현지 일간지인 폴하 드 S. 파울 로지(Folha de S.Paulo)에 처음 보도된 내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우려 속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필두로 한 여러 국가들의 외교적 압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달 초 예정되어 있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러 계획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강력한 우군을 잃은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재선을 향한 험난한 싸움에 앞서 자신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은 브라질 대통령 방러의 대한 미 정부의 우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라질 대통령과 침공 가능성의 관한 내용에 대하여 협상에 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소식통은 “지금은 방문할 때가 아니다”라며 “미 정부 및 관련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만류하려 하였다”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해당 외교적 압박과 관련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현지 보도에 대하여 전해 들은 바 있으나, 미국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문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 브라질을 포함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민주주의 원칙을 옹호하고 원칙에 의거한 규정들을 보호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에 대한 우리들의 메시지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브라질 외무부도 해당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브라질 외교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러 계획은 아직 진행 중이며 지난 일요일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카를로스 프랑카 브라질 외무장관에게 전화로 소통하였을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러를 취소하라고 압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취소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그저 양국 간 무역에 관한 것이라고 미국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월요일 한 TV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조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농업과 같은 경제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푸틴과의 회담에서 분쟁의 관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브라질은 평화로운 나라”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