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 전망

2022-01-28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사진=뉴시스 제공

2022년 벽두인 1월26일 드디어 주영 미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국의 F-15 전투기 6대가 발트국 에스토니아 공군 기지에 기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한 예비조치의 일환이다.

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관련, 서방국들(미국, EU, NATO)과 러시아 간 외교적 담판의 진전이 없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당사국 상호간 첨예한 대립 속에 위험한 ‘치킨게임(chicken game)’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출격 대기중인 폭격기를 공개하고, 미국은 초강력 제재 경고에 나선 상태까지 이르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근처에서 10만 명 이상의 군대를 동원해 최근 벨라루스 인근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위해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미국은 연일 대러 압박 수위를 높이며, 공세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월25일 “러시아가 공격하면 2차 대전 이후 세계 최대 침공이 될 것이다”라며 “전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 수단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미국은 1월25일“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인공지능(AI)과 퀀텀 컴퓨팅, 항공우주 등 분야에 타격을 주기 위해 수출 통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1월24일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준을 최고도로 올렸다. 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EU 회원국은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는 러시아에 엄청난 결과와 가혹한 대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유럽의 안보 환경이 악화되는 경우 신속하게 유럽에 추가 파병을 할 것”이라며 “미 본토의 병력 8500명에게 파병 준비 태세를 갖추게 했다”고 밝혔다.

나토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직접 “동부 유럽에 전투 부대를 추가 배치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캐나다, 폴란드, 발트 해 국가를 포함한 다른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할 계획을 고려하거나 발표했다. 영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크렘린과 연계된 꼭두각시 정부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EU는 필요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폐쇄도 강행하겠단 입장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불(不)가입과 역내 안보 보장 없이 병력 철수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발트함대는 최근 20여 척의 군함과 지원함을 해상 훈련 명분으로 발진시켰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벨라루스 국경 쪽으로도 벨라루스와의 연합 군사훈련을 위한 러시아군이 속속 도착 중”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 나토는 동유럽 주둔군과 전력을 증강해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고 있으나, 나토의 군사 활동 강화는 러시아군에 의해 좌시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영미 등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자국 대사관 직원 철수를 발표했다.

그러면 과연 전쟁발발 가능성은 어는 정도인가? 국내외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당초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면서도, 실제는 침공 가능성이 51%며, 외교적 타결 가능성이 49%”라고 분석하고 있다. 혹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반군을 부추겨 무력 충돌을 일으킨 후, 사태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러시아로서는 사태가 악화될 경우, 우크라이나 북쪽에 위치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에 파견된 러시아군이 진격해 들어가는 방안도 고려할 수도 있다. 만약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시기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월 20일 이후가 유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러시아가 중국의 ‘잔치’에 방해를 하지는 안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걸론적으로 나토와 러시아 전면전은 자칫 핵전쟁으로 발전될 수 있기에 군사 행동보단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타티야나 카스투예바-장>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 러시아 센터장도 “전쟁을 치르기엔 푸틴 대통령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한 발트해 국가들이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의 나토국 동부 지역내 군대 배치 강화를 촉구했지만, 아직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대 배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명확히 말하면, 대통령으로선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의사도, 관심도, 바람도 없다”고 했다.

한편, 경제적 측면에서는 미국의 나토 확대를 통한 세계질서 재편을 저지해야하는 러시아가 이 목적 수행을 위해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이라는 안보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또 미국도 세계1위의 LNG 수출국으로서 대유럽 에너지안보의 주요 행위자(key plasyer)가 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니 우크라이나 사태는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향후 전망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사이버공격을 지속 하거나, 대유럽 가스 송전 문제 등으로 미국과 서방측을 위협하면서 최악의 경우 국지전으로 대응, 미국의 나토 동진 저지에 강력 경고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하겠다.

끝으로 우리 한국으로서는 전통적 안보 문제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에너지 및 사이버 전략이 함께 동원 된 신안보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비상시 에너지 수급 대책과 현대전의 전위적 필수무기인 사이버 기법들을 조속히 보강해야 할 것이다.

중국 고전 <사기(史記)>는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라는 유명한 병법을 전하고 있다. 즉 “세상이 아무리 평안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말이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6.25 전쟁을 치른 우리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대비의 참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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