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개국 대규모 정전사태... '에너지링크 시스템' 문제 추정
공동 전력 시스템 재 검토 계기...향후 독자적인 전력 시스템 구축 시발점 전망
중앙아시아 지역 주요 3개 국가에서 추운 겨울철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향후 공동 에너지스시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카자흐스탄 경제 중심지 알마티 등 중앙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25일(현지시간) 정전됐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는 종전에는 없던 돌발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세 국가의 전력망은 서로 연결돼 있다. 이른바 에너지 링크 시스템(United Energy Ring of Central Asia)이다. 에너지 링크 통합 시스템은 1980년대에 시작되어 1997년도에 구현되었다.
최초에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남쪽 뿐만 아니라 투루크메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을 통합했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은과 타지키스탄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공급 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하고 이탈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카자흐스탄 북쪽에서 시작된 전력망이 남부 도시 지역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지는 통합 전력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전력 부족 사태 대비차원에서 두 국가가 카자흐스탄 설비를 통해 러시아 전력망과 자국 전력망을 연결하는 간자적 역할을 하여 왔다.
카자흐스탄 현지 사업자(Kegok,전력망관리회사)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에너지 시스템의 중단은 카자흐스탄 내 통과선로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도 이번 단전 사고가 중앙아시아 커넥티드 전력 시스템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중부와 타라즈, 타르디쿠르겐은 이미 전기가 끊겼다. 키르기스스탄 수도는 전기가 끊겨 양수장이 가동되지 않아 급수가 끊겼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지하철 서비스가 차질을 빚으면서 공항에서 항공기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현재 발전소를 재가동 중이며, 카자흐스탄 당국도 알마티에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는 이 지역 3개국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번 겨울철 3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는 과거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전력공급 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특히 이들 3개국 중심국가 카자흐스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하락으로 카자흐스탄 경제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특히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 인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중순 대규모 반정부 집회는 러시아 군대 파견으로 유혈사태로 번졌다. 원래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LPG 상한제 폐지로 인한 불만에서 출발된 주민들의 항의가 급기야 대규모 반정부 폭력시위사태로 발전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이지만 부의 양극화는 주민들의 불만의 대상이었다. 카자흐스탄 상위 162명의 부호가 국가 전체 부의 55%를 차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