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ON] 스리랑카 부도 직전… 찻잎으로 석유부채 변제

자연스럽게 미국의 對이란 제재 우회적으로 회피

2022-01-06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스리랑카는 일명 실론(Ceylon)이라고도 불리는 인도 차대륙 남동쪽 섬나라다. '인도양의 명주'로 불리는 이 열대국은 역사가 풍부한 문명의 옛 나라일 뿐만 아니라 고산다원과 야자나무로 둘러싸인 천혜의 백사장으로도 유명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비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2년간의 코로나19 사태로 활황을 누렸던 현지 관광업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와 관련 스리랑카는 갈수록 심각한 경제·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국고도 고갈될 판이다.경제학자들은 이 천년고성이 2022년 '완전 파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리랑카가 곤경에 빠진 것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관광업 소득 손실뿐 아니라 정부의 고지출과 감세 조치로 국가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게다가 막대한 빚을 갚아야 하는 스리랑카의 외환보유액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정부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아래에서 돈을 마구 찍어 재무위기를 해결하려 했지만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수도 콜롬보의 소비자가격 지수를 보면 스리랑카의 전체 물가상승률은 2021년 11월 9.9%에서 2021년 12월 12일로 12.9% 상승했다고 1일 밝혔다.

스리랑카의 월간 물가상승률은 식품과 비식품 품목의 월간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중앙은행 지적했다.

스리랑카의 가장 유명한 토산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론 홍차'다.

스리랑카의 외환보유액이 빈약한 상황에서, 플랜트 산업과 수출 농업부 라메쉬 파티라나 장관은 21년 12월 이란이 9년 전 스리랑카에 석유를 공급했을 때 2억5000만 달러(2999억 원) 가량의 부채를 실론차로 갚기로 이란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리랑카는 매달 500만 달러 상당의 찻잎을 이란에 수출하여 대(對)이란 부채를  4년여에 걸쳐 갚게 될 전망이다. 스리랑카와 이란으로선 상호 호혜의 묘안인 셈이다.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스리랑카의 찻잎을 사용한 바터 협정은 자연스럽게 회피 할 수 있다. 제재 조치를 회피하면서  양국 모두 거래에서 부족한 외화를 피하게 된다.

이런 지불 방식은 제재 조항을 위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찻잎은 인도주의 물건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