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美 증시 상장 이후 5조 5천억 원 적자

매출 전년 대비 1.7% 감소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첫 재무 보고서 공개

2022-01-03     차승민 기자
사진=디디추싱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최대 차량 공유 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 이하 ‘디디’)이 미국 증시 상장 이후 5조 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디가 지난달 30일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처음 발표한 2021년 3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규제 기관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47억 달러(약 5조 5953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4억 위안(약 8조 1348억 원)에서 427억 위안으로 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디의 재난은 지난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시작됐다. 상장 이전 중국 정부는 디디에 재고를 요청했지만, 디디가 이를 무시하고 상장을 강행하자 상장 다음 날부터 디디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디디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투자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올라 기업 가치가 한때 800억 달러에 도달해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주식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낙폭이 65%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초 디디는 중국 당국의 압박에 굴복해 뉴욕증시 상장 폐지를 선언하고 홍콩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6월 30일~12월 31일 디디추싱 주가 변화 추이/자료=디디추싱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 중국 내 앱 스토어에서 디디 앱 25개를 삭제하고 신규 사용자 등록을 중지해 디디 매출이 11% 급감했다.

디디는 중국 내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유럽과 남미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3분기 9억 6600만 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중국 당국이 디디를 제재한 이유 중 하나는 디디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사이버 보안 심사를 회피해 국가에 안전 위험을 초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디디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근 자국 기업 해외 상장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내놨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해외에 상장하려는 모든 기업은 반드시 중국 안전 감독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중국 당국이 안전 심사를 통해 기업의 해외 상장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기업은 해외 상장을 할 수 없다.

한편 디디가 재무 보고서를 발표한 당일 장융(张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가 디디 이사직을 사임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