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 비축유(SPR) 방출 효과 제한적…내년 공급 부족 여전할 것”

러셀 하디 비톨 CEO “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 있어”

2021-11-11     김성호
사진=비톨(Vitol) 트위터 갈무리

최근 미국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SPR) 방출을 검토하는 가운데 SPR 방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최대 석유거래기업 비톨(Vitol) 러셀 하디(Russell Hardy)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로이터 커머더티 서밋(Reuters Commodities Summit)’에 참석해 미국의 SPR 방출은 연말 석유 시장 압박을 잠시 완화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며 내년에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리라 내다봤다.

제니퍼 그램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7일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라며 “SPR 방출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디 CEO는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수요가 정상으로 회복하면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시장이 상당히 긴장할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1만 8490 원)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SPR 방출이 시장 흐름을 극적으로 바꿀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석유 시장 애널리스트들과 석유업체 CEO들은 신규 생산량에 대한 투자 부족과 유전 고갈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합의체인 OPEC 플러스(+)는 4일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 기존 정책을 12월에도 고수하기로 했다.

하디 CEO는 “원유 재고가 낮고 원유시장의 현물 고평가(backwardation, 선물가격이 미래 현물가격보다 낮게 이뤄지는 시장 또는 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 역전 현상)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라며 “더 많은 유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막대한 정제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휴 석유 생산 능력이 하루 200만~300만 배럴”이라며 “시장이 꾸준하게 수요를 늘리면서 내년에는 생산 능력이 갈수록 빠듯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이 내년 12월까지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증가하지 않으리라 예측했다.

천연가스에 관해 하디 CEO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아시아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장기 공급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고 표시했다.

지난달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지표물인 네덜란드 TTF 11월 선물이 연초와 비교해 400% 폭등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