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ON] 스리랑카, 외화난으로 수입 막혀... 생필품 등 부족 상태

2021-10-12     이창우 기자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사진=뉴시스 제공.

극심한 외환위기로 스리랑카 식품·약물·기타 필수품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그가 이끄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한 연설에서 말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스리랑카군 창설 72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나와 정부가 국민의 기대만큼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느꼈을 것이다"라며 "나뿐 아니라 모든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 헌법과 선거제도 도입, 농업 녹색성장 추진 등 국민에 대한 여러 약속을 재확인하고 정부가 앞으로 몇 년간 경제 살리기에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스리랑카 경제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11월 고타바야가 집권할 당시 스리랑카의 외환은 75억 달러(약 8조 9910억 원)였으나 올해 9월 말까지 불과 25억 달러(약 2조 9970억 원)만 남아 있어 외채 상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스리랑카는 외환 부족으로 수입이 어려워져 국가 비상사태에 들어가 일부 생필품 배급제를 시행해야 했다. 지난 9일 스리랑카 정부는 쌀, 설탕, 렌즈콩, 분유와 같은 주요 식품을 사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본 식품에 대한 가격 통제를 해제했다.

이어 스리랑카 정부도 고타바야 연설 끝난 뒤 몇 시간 후에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을 85% 인상하고 밀가루와 시멘트 가격도 10% 가까이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스리랑카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2019년 11월 고타바야가 부임했을 때 스리랑카는 7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였으나 9월 말까지 25억 달러밖에 남지 않아 외채 상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타바야는 취임 이후에 대규모 감세를 단행해 투자와 경제발전을 도모했다. 하지만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해에도 3.6% 위축돼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