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달러 물거품 되나…中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 선언
시진핑 국가주석, 유엔총회 연설에서 개발도상국 청정에너지 생산 지원 의사 밝혀 中 정부 준비 중인 500억 달러 규모 석탄발전소 44개 신규 건설에 영향
중국이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500억 달러(약 58조 9050억 원)에 달하는 투자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23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전 녹화한 유엔 총회 영상 연설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생산을 돕고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줄곧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아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해외 석탄발전소 최대 투자국으로 전력의 약 60%를 석탄을 통해 획득한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가의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에 따르면 시 주석의 발언으로 중국 정부가 준비하는 총 500억 달러 규모의 석탄발전소 44개 신규 건설에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GFM은 또 중국의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으로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억 톤까지 줄일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크리스틴 시어러 GEM 석탄사업 국장은 “석탄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자금이 곧 끊긴다는 의미에서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중국 정부 발표는 올해 기후 방면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발언은 자세한 내용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며 기존 프로젝트가 계속될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한다.
미국 보스턴대학 글로벌 개발 정책 연구 센터에 따르면 남아공,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세르비아, UAE 등 국가에서 중국이 투자한 화력발전소 20개 이상이 건설 중이고 나머지 17개는 계획 단계에 있다.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 약속에는 중국의 국내 석탄발전소 확장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2021~2025년 중국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 발전 용량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은 2026년에야 석탄 사용량을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는 “중국은 국내 석탄 의존도를 낮추는 데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