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IPO 시장 전망 밝아…1조 7500여억 원 규모 펀드 조성

동남아 IT 기업 상장 허브 되려면 몇 년 더 걸릴 것 지적도 16일 기준 SGX 상장 기업은 단 3곳

2021-09-23     조성영
싱가포르 거래소(SGX)/사진=싱가포르 거래소 페이스북 갈무리

최근 싱가포르 정부가 고성장 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싱가포르 IPO(기업공개) 시장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출시한 신규 펀드가 첫 IPO를 모색하는 기업에 도움이 되리라 전망하면서도 싱가포르 거래소(SGX)가 동남아시아 지역의 IT 기업 상장 허브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 허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SGX에 상장한 기업 수가 줄면서 대형 IPO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관해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IPO 지원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설립한 20억 싱가포르 달러(약 1조 7527억 원) 규모 펀드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을 허용한 SGX 규정이 많은 스타트업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 스위스 동남아시아 자본시장 책임자 Cheun Hon Ho는 “싱가포르 정부가 내놓은 조처는 일부 창업자와 기업인, 특히 상장을 모색하는 유니콘 기업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하지만 싱가포르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16일 기준 SGX에 상장한 기업은 단 3곳으로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억 3900만 달러(약 2824억 원)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와 비교해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Bursa Malaysia)는 5억 3100만 달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증권거래소는 23억 달러, 태국 증권거래소는 35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동남아시아 IT 기업 거래가 활발해지고 일부 대기업이 다른 국가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싱가포르는 IT 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싱가포르 벤처 캐피털 골든 게이트 벤처스(Golden Gate Ventures) 공동 창업자 비니 로리아는 스타트업 성공 촉진을 위한 싱가포르 정부 시도를 환영하면서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허브가 되기 위해 자본과 현명한 정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로펌 깁슨, 던 앤 크리처(Gibson Dunn & Crutcher LLP) 파트너 롭슨 리는 “싱가포르 IPO 시장은 더 나은 조직과 조정을 통해 유니콘과 첨단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더욱더 강한 상대와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