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으로 해외송금... "현지 통화로만" 인출 가능
현지 화폐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심화 상황 타개 외환 송금 시스템 회복...달러 고갈 사태 방지 차원 해외 원조 및 해외 송금 의존도 고려한 고육책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점령 이후 외화 인출 동결과 외환고(달러) 부족으로 거의 금융 시스템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 더욱이 아프간으로 보내지는 외환 송금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 되지 않아 극심한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 현금자산(90억 달러) 동결을 통해 탈레반의 접근을 차단하였다. 지난해 해외 거주자들이 아프간으로 송금한 액수는 무려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연간 8억 달러(약 9400억원)에 이른다.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간 입장에서는 해외 송금 차단과 계좌 동결은 아프간 현지 화폐 가치 하락과 함께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아프간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프간 현지 언론은 12일(현지시간) 현지의 일부 금융기관이 아프간 중앙은행의 통보를 받고 이날부터 "아프간 민간인이 해외 송금을 받으면 현지 화폐로 인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프간 당국이 미국 달러 고갈로 인한 외화 부족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취한 조치로 거의 붕괴 직전에 있는 '재앙적인 경제위기'를 미연에 방지 하여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차단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송금 인출시 신원 출처가 분명한 송금인이 보낸 달러 송금증명서를 소지한 케이스에 한해 선별적으로 금융기관이 수취인에게 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탈레반 정부 내각이 해외로부터의 송금 출처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랫동안 국제사회 원조 와 해외 송금은 아프간 외화 수입의 중요한 원천이었다. 아프간 은행 외환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달러를 인출하여 현지 화폐로 교환 가능 토록 함으로써 일단 외국으로부터의 지원 통로는 확보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