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장악, 美 소셜 미디어에 새로운 도전 안겨
테러 단체 제작 콘텐츠 처리가 과제로 떠올라 페이스북, 탈레반 테러 단체로 규정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권을 다시 장악하자 일부 국가가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단체가 제작한 콘텐츠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페이스북 등 미국 소셜 미디어에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6일 탈레반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탈레반을 지원하는 콘텐츠의 플랫폼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은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인스턴스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인들과 직접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아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면서 “아프간 제재 단체와 연계된 계정이 발견되면 왓츠앱은 해당 계정 삭제를 포함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종자 수십만 명을 보유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정권 재탈환 과정 상황을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탈레반이 트위터를 사용하느냐는 로이터 통신 질문에 트위터는 폭력 조직과 증오 행위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도 분류 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위터는 테러 또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조직이나 단체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기업은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세계 각국 입법 기관이나 규제 기관의 비난을 받아왔다. 페이스북 등은 일반적으로 국가 지정이나 공식 국제 인가를 통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기업 간의 입장 차이는 이런 접근 방식이 획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탈레반에 대한 금지나 제한이 있느냐는 로이터 통신 질문에 논평하지 않았다. 다만 유튜브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정부가 정의한 폭력 범죄 집단에 대한 규정 ‘해외 테러조직(FTO, 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s)’를 따른다고 밝혔다.
유튜브 관계자는 “미국 국무부 FTO 명단에는 탈레반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향후 탈레반을 ‘특별 지정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분류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의 미국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세계 대부분 국가가 탈레반을 외교적으로 인정하려는 조짐은 없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통제를 강화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더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