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中 경제지표 부진에 3% 이상 하락
OPEC 원유 증산 합의도 국제유가 하락에 한몫 투자자,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국경 봉쇄 등 재개 가능성 예의주시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늘면서 국제유가가 3% 이상 급락했다.
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6%(2.69달러) 떨어진 배럴당 71.26달러(약 8만 1842 원)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전장과 비교해 3.3%(2.52달러) 하락한 72.89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3% 넘게 하락한 것은 세계적인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최근 중국과 미국이 발표한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OPEC 산유국들이 8월부터 하루 40만 배럴의 원유를 증산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에너지 시장 컨설팅업체 리터부시&어소시에이츠 제임스 리터부시 대표는 “에너지 선물 시장은 원유 생산과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분기가 시작하면서 중국 제조업 확장 흐름이 둔화하면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财新)이 발표한 7월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15개월 만에 최저인 50.3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50.4)와 비슷한 수치다.
미국 제조업 활동도 둔화 조짐을 보인다. 2일(현지 시각) 미국 공급관리협회(IMS)에 따르면 7월 미국 제조업 PMI는 전달의 60.6을 밑도는 59.9로 올해 1월 59.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IMS는 “소비자 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했고, 원자재 부족 문제가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PEC 산유국이 협정에 따라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으로 감산을 철회하면서 지난달 석유 생산량이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투자자들은 세계 각국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국경 봉쇄 등 조치가 재개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관해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다시 봉쇄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표시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