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중국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 60억 달러까지 확대
터키, 달러 의존도 줄이려고...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체결
중국이 터키와 통화 스와프 확대를 통해 중동과 유럽의 틈새 국가들과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국과 36억 달러(한화 약 4조647억6000만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정으로 중국과 터키 간 통화 스와프 한도는 기존 24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터키와 중국의 상호 교역 과정에서 자국통화 사용이 가능하고 무역거래가 달러에 대한 의존에서 한 단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터키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당시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한때 75%나 폭락해 터키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터키의 이번 경제위기는 자국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는 데다 달러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 동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년간 터키 리라의 환율 안정을 위해 전체 외환보유액의 75%인 1280억 달러를 동원했다. 이런 달러 부족 상황에서 터키 리라는 환율이 불안정해 국제사회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국제 교역 거래가 위축 될 수밖에 없다. 중국과 통화 스와프를 하면 달러를 우회해 위안화로 무역 결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하기 전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한 것이 더욱 주목된다. 에르도안 총리가 택한 시점은 의미심장한 것으로, 미국을 비롯해 나토 등 다른 나라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실제로 터키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달러화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세계적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한때 세계 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되었지만, 미국 정부의 무책임한 자국 일변도의 경제 운용과 재정 확장 정책이 계속되면서 달러화의 변동성이 커졌다. 이는 세계 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갈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동맹이자 나토의 핵심 멤버인 터키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 확대는 중동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 될 게 분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3월말 중국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 부장은 터키를 방문하여 코로나19 백신 제공,터키 제품 수입 확대, 통화 스와프를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이 유럽연합(EU)등 동맹을 결집하며 대 중국 압박과 견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이에 맞서 중동과 유럽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약한 고리, 터키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