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비상사태 3개월···미얀마, 경제 상황은
정세 불안으로 인한 내수 및 생산저하 경제타격에 '직결' 美 제재 효과는 미비, 국제사회 신뢰도 회복이 '우선' 물류·통관 등 자발적 내수 정상화 관건
미얀마가 군부에 의한 국가 비상사태 돌입 100일여를 맞았다. 지난 2월 1일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비상사태' 선언 직후 유선 전화와 인터넷 등 모든 통신 수단을 차단했고 전력 마저 통제에 나섰다. 마얀마 경제 성장의 신호등은 그렇게 멈춰섰다.
미얀마 경제는 외견상 비상사태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5월 들어 다수의 은행들이 영업 재개에 들어갔고 대다수의 공장과 상점들도 거리 정비 등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들의 일상 회복이 빨라지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회복하려는 시점에 발생한 미얀마 비상사태로 인해 다시 과거의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대규모 시위 감소, 산발적 시위 그리고 일상의 회복
현지 코트라(KOTRA)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이 미얀마 군부 인사 및 관련된 사업 등을 제재대상(SDN)으로 지정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도 제재대상 명단을 추가로 지정하며 긴급 수출제한 조치와 원조 중단 등을 시행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제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기존 투자규모 역시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일시적 제재로 인한 싱장 경제에 미치는 실제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보고있다.
5월 현재 미얀마 경제는 외견상 비상사태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상당수의 공무원이 직장에 복귀했으며 지난달 연휴 이후에는 전국적인 시위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수의 은행이 영업을 재개했고 공장과 상점들도 속속 영업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모든 경제활동이 멈춰섰던 양곤시 등 도시들이 산발적인 저항 활동은 계속되고 있지만 외견상으로는 비상사태 발생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엔 미얀마 군부가 대학원 및 대학교 등교 재개를 선언했다. 하지만 현직 대학 교수의 약 80% 수준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학생들도 교육을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의 휴교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 환율·유가 상승에 인플레이션 '위협'...신뢰 회복 관건
일상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오히려 국제사회의 불신과 현지 외국기업의 직접적인 생산 저하 등이 경제 활동에 지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비상사태 발생 이후 국내 정치 불안 및 수출 감소로 인해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실제로 비상사태 돌입 1주일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에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공무원과 의료진 등이 가세하는 이른바 '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이 개시되면서 내수 시장의 물류와 통관 서비스 등이 중단됨에 따라 경제 활동은 급격히 감소한 바 있다.
급격한 유가 상승도 걸림돌이다. 물류 시장 불안과 수입량 감소로 인해 휘발유 등 현지 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오른 상태다. 미얀마는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면서 뱅크 런(bank-run)이 우려된다. 5월 현재도 은행 창구를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ATM기기에 줄을 서야 한다는게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미얀마중앙은행은 뱅크런을 우려해 지난 3월 1일 인출가능금액을 개인은 주당 200만 짜트, 기업은 2000만 짜트, ATM 이용자는 하루 50만 짜트로 제한했다.
신규 기업수 감소폭은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미얀마 투자회사관리국(DICA: Directorate of Investment and Compan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올해 신규 등록된 기업수는 비상사태 발생 이후 2월과 3월 전년 동기 대비 약 87% 감소했지만 4~5월 2분기엔 50% 수준으로 감소 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전문가는 "미얀마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얀마의 고용, 수출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인 봉제업의 회복이 화두인데, 현재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발주처에서의 주문이 크게 감소한 상황으로 국제적 신뢰도를 회복하는 한편 금융과 물류 등이 완전히 정상화돼야 신규 주문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