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진화] 커제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구글 회장까지 직접 챙긴 중국에서의 인간과 AI의 대국

2017-05-23     이진구 기자
<사진 / 구글 제공>

[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현재로서는 알파고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대국을 마치고 난 중국 바둑기사 커제(柯潔) 9단의 말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때 만큼 세계적으로 관심을 불러모았지만 제 1국은 예상대로 알파고의 무난한 승리로 1차전이 끝났다.

289수만에 백 한집 반 차이였다. 

그는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에서 "졌지만, 화는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 구글 제공>

 

커제 9단은 "알파고를 작년과 비교하자면 당시 알파고의 바둑은 인간의 것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갈수록 '바둑의 신'에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알파고의 버그(결함)를 찾아내 이기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정말 어려웠다"며 인공지능과의 승부에서 헛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음을 전했다. 

 

<사진 / 구글 제공>

이처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작년 한국 대국 때보다 훨씬 강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알파고는 작년 3월 서울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을 4대1로 이겼던 때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성장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번에 커제와 대국을 치룬 알파고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고안한 AI용 칩 TPU(텐서프로세서유닛)의 2세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작년 이세돌과의 대국에서와 비교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비교할수 없을만큼 진화해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회의 I/O'서 AI용 칩인 TPU(TensorFlow Processing Unit) 2세대를 전격 공개한바 있다. 알파고가 갖는 구글 AI이 대표성으로 볼때, 이번 대국에서 2세대 TPU칩이 알파고 2.0에 탑재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세대 TPU의 가장 큰 기능적 특징은 추론 뿐 아니라 학습 능력의 진화로 꼽힌다. 

1세대 TPU가 추론 처리에 한정된 디자인이었다면 2세대 TPU는 학습과 추론에 모두 최적화되어 1초에 최대 180조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180테라플롭(Teraflops)의 연산 성능을 갖게 한다. 

이에 따라 이세돌 대국 전에는 인간 기사들이 뒀던 '기보'를 대거 학습해 역량을 키웠던 것과 달리, 이번 경기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알파고는 아예 기보를 참고하지 않고 혼자 바둑을 두며 실력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이는 AI의 창의력 범주의 발전에 대해서도 평가될수 있는 대목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사진 / 구글 제공>

한편 이번 중국에서의 대국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직접 방문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에 대해 중국내 서비스가 차단돼 있어 대국 실황을 전 세계로 생중계하는 유튜브를 현장에서는 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슈미트 회장이 이번 대국 행사에 직접 방문한데 대해, 구글의 중국 재진출에 대한 의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