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정부 주도 넘어 '통제' 수준...중국 전기차 시장 '로컬 기업' 질주 가파르다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중국내 자동차 산업 육성과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이전투구가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자국기업과의 합작 조건 등 중국정부의 '통제' 수준의 지원에 힘입은 로컬기업들의 질주가 가파르다.
2015년 중국의 전기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188.5% 성장했고, 2016년 상반기 판매량도 15만 대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2020년까지 중국에 123만5,000대 규모의 전기자동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2015년~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는 50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5년 EV 세일즈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자동차는 세계 전기자동차 전체 판매 수인 54만8,000대 가운데 20만7,000대로 약 38.1%를 차지한다. 11만5,000대를 판매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017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72%가 늘어난 57만8000대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세계 전기차업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1위 비야디(BYD)를 비롯해 베이치(베이징자동차, 4위), 쯔더우(8위), 룽웨이(상하이자동차, 9위) 등 톱10에 무려 4개 업체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특히 베이징자동차의 베이치(BAIC) EC 시리즈는 세계 최대 베스트셀러 전기차로 11월까지 6만4900여대가 판매됐다. 2위인 미국의 테슬라 모델S의 4만6900여대를 크게 앞질렀다.
◆중국, 왜 전기차에 집중하나
중국은 현재 정부 주도의 전기자동차 시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집중에 하고 있는 이유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중국 내 환경보호의 필요성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환경오염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할수록 자동차 보유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만큼 대기오염도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기오염 영향 요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자동차다.
그 다음은 중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인 NEV(New Energy Vehicle) 정책의 시행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NEV 정책을 실시 중이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 전기차 등 소위 말하는 신에너지차를 일정 비율로 의무화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연간 전기자동차 생산능력을 20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내에 480만 개의 전기 충전 시설을 설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주택단지 주차공간의 18%를 전기자동차 전용으로 확보하고, 충전기 1기당 차량 3대의 비율을 1:1 비율까지 끌어올릴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은 낙후되어 있다. 대신 중국은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들로 작년 상반기에 중국 시장에서 팔린 전기자동차는 123,379대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수치였고, 전년 대비 132%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보조금 정책과 중앙정부 통제
중국은 전기자동차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국가 보조금 정책과 중앙 정부의 통제력을 이용한 내연기관 자동차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으로 지출할 금액이 4,000억 위안(약 68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기자동차 한 대당 10만 위안(약 1700만 원) 정도를 지원하는 셈이다. 중국 자동차업계도 전기차 시장을 키운 일등 공신으로 ‘보조금’을 꼽고 있다. 베이징 당국이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으로 투입할 자금도 막대하다. 지방 정부입장에서 부담이 될 정도로 큰 규모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을 20% 삭감했고, 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 보조금이 전면 폐지할 예정이다.
중국은 공산국가의 특성상 내연기관, 신에너지 자동차 등 모든 종류의 차량 생산과 판매를 정부가 직접 관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자동차 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중앙정부의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2015년 세계에서 순수 전기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중국의 대표기업 BYD(비야디)였다. 테슬라, 닛산, 독일 차량브랜드를 따라잡은 것이다. 중국에는 BYD보다 작지만 그와 비슷한 규모의 기업이 많고, 중국 당국의 배터리 규제로 인해 중국 내 여러 기업과 해외 브랜드의 합작사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내 신에너지 자동차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중단으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주춤할 것이기 때문에 외국 브랜드의 공세 강화 및 기술 개발 등으로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별부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신기술의 응용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전기자동차 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국내 기업에 유리한 시장 환경 조성, 정부 주도의 수요 확대, 관련 업체들의 신증설 계획과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