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TALK ②] 사람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2017-10-27 장연우 기자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자동차가 스스로 자율주행을 하려면 크게 세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첫째는 각종 센서로 주변의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 수집 단계’이고, 둘째는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의사 결정 단계’이며, 셋째는 결정한 대로 차를 운전하는 ‘차량 제어 단계’다.
▲ 정보 수집 단계
사람은 오감을 사용해서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사람에는 감각기관이 있어서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운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시각 정보이며, 청각 정보가 보조 역할을 맡는다.
자율주행차는 인간보다 더 많은 감각기관(센서)을 동원한다. 먼저 시각의 역할을 맡는 건 카메라다. 주로 전방을 촬영하며 다른 자동차와 보행자의 움직임, 신호등의 색깔 등을 감지한다. 그러나 카메라에서 얻는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며, 경우에 따라서 배경과 사물을 분리하는데 착오가 있을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서 더 유용하게 쓰이는 센서는 레이더와 라이더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보냈다가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사물과 자율주행차의 거리를 계산한다. 자율주행차에는 매우 다양한 레이더가 쓰이며, 200m 이상의 먼 거리를 감지하는 원거리 레이더, 50~60m 거리를 감지하는 중거리 레이더, 그리고 앞, 뒤, 좌, 우의 넓은 영역을 감지하는 레이더가 또 있다.
라이더는 레이더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전자기파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는 센서다. 파장이 짧은 레이저를 사용해 정밀도가 높다. 차량주변의 상황을 3차원 스캐너처럼 파악할 수 있어 유용하다.
구글 자율주행차를 보면 차량 지붕 위에 볼록 솟아난 장비가 있는데 그게 바로 라이더 장비다.구글의 라이더는 64개 레이저 센서가 분당 900번 회전하며 차량 주변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 입체 지도로 만든다.
현재 상용화된 GPS 도 쓰인다. 자율주행차의 GPS 는 일반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에서 쓰는 것보다 정확도가 더 높다. 내 위치를 정밀 지도와 비교해서 현재 위치를 알아낸다. 정밀지도에는 차선 외에 신호등, 표지판, 건물의 형태, 가드레일 등의 세밀한 정보가 들어있다. 여기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운행할 때 참고한다.
워낙 다양한 센서에서 실시간으로 값을 받다 보니 자율주행차가 수집하는 정보는 1초에 1GB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따라서 대용량 정보를 빠르게 전송하고 처리하는 컴퓨팅 능력이 필수다.
▲ 의사 결정 단계
센서를 통해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는 단계다.
가장 기본적으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경로를 결정하고, 현재 교통량에 따라 경로를 수정해서 제공하는 기능은 이미 일반 내비게이션에서도 쓰이고 있다.
카메라 정보를 통해 전반적인 주변 상황, 신호등의 위치와 색깔을 파악하며, 또 레이더에서 온 정보를 통해 자동차 주변의 물체의 크기, 거리, 속도를 알 수 있다. 사물이 차량인지, 사람인지, 동물인지, 지형지물인지 파악한다.
그리고 이들 정보를 종합해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는 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다.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왼쪽으로 가야 할지, 어느 타이밍에 차선을 바꿀지, 속도를 높일지 줄일지,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을지 급하게 밟을지 등을 결정한다. 개발자들은 어떤 상황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알고리즘을 구상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워낙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 소프트웨어를 완성하는 단계에는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쓰인다. 여러 상황에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터가 많이 수집되어 개선을 거듭한 지금은 자율주행차 초기에 발생했던 어이없는 접촉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의사 결정 단계는 자율주행차의 궁극적인 성능을 결정하며 안전과 직결된다. 자율주행차 사업에 전통적인 하드웨어 업체인 자동차 회사 외에 소프트웨어 업체가 참여하는 이유다.
▲ 차량 제어 단계
센서가 감각기관이라면 차량 제어 단계는 운동기관이다. 뇌에서 내린 판단에 따라 정확하게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로 정교하게 움직이는 모터가 이 과정을 담당한다.
소프트웨어가 움직였다고 생각하는 거리와 실제 차량이 움직이는 거리에는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를 정확하게 보정해야 한다. 정확한 제어를 위해 수많은 시험을 반복하면서 일치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