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탈레반 지도자와 톈진에서 회담
블링컨 美 국무장관, 인도 방문 탈레반 견제 강화

2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났다./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2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났다./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놓고 미·중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군이 9월 11일까지 아프간 내 모든 주둔 병력을 철수하기로 예정한 상황에서 최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급격하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은 아프간 철수 이후에도 탈레반 군에 대항하는 아프간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한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태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탈레반 세력이 커지자 중국이 공식적으로 탈레반 대표단과 회담을 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을 만났다. SCMP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주요 관심사는 탈레반 세력 확장과 함께 우려되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이슬람 세력의 확장 가능성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 왕 부장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외교 수장 회담에서 “탈레반을 정치적 주류 세력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중국은 탈레반을 통해 아프간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임을 방증한다.

인도를 방문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인도를 방문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인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8일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합동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무력으로 아프간을 점령하고 자국민에게 잔혹 행위를 할 경우 '왕따 국가(pariah state)’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그간 '적대 관계'에 있는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맞서는 탈레반을 지원해온 점 등으로 인해 탈레반을 공식 외교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아프간 정부만 상대하며 현지 인프라에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처럼 남아시아 지역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국은 블링컨 장관의 인도 방문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의 영향력 확대 저지에도 인도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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