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밝히고 마지막 퇴근길에 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이 "27년 동안 후회 없이 일을 했다"고 소회를 남겼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5시47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7년간 검사 생활 끝에 마지막 퇴근길인데 심경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사람이 들어올 때,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라며 "27년 공직 생활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대통령이 한 시간 만에 사의를 수용했는데 할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해 대검을 떠났다.

취재진을 만나기 전 대검 현관에서는 직원들에게 임기를 채우지 못해 미안하다면서도 이해해달라는 말을 전했다.

윤 총장은 "이 건물에서 검찰을 지휘하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준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이렇게 먼저 나가게 돼 많이 아쉽고 참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여러분들께서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그동안 감사했고 건강하고 건승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라며 사의를 밝혔다.

여권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에 "직을 걸겠다"던 윤 총장은 결국 임기 142일을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면서도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사의 표명 직후 윤 총장은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약 1시간 만에 사의를 수용했다. 윤 총장은 사표 수리 등 남은 행정 절차를 기다리며 이종엽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면담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정식으로 사표가 수리되면 앞으로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총장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윤 총장은 이날 이후 별도의 퇴임식을 열지 않는다.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