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중단 사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검찰 수사 방향이 ‘권력형 게이트’로 맞춰지는 모양새다. 특히 고위 공직자들의 실명이 담긴 내부 대응 문건이 발견돼 수사가 여권을 정조준 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최근 대검에 수사인력 충원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구속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진술을 확보했고 대검에 최근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검찰은 옵티머스가 금융감독원 조사 대응방안을 마련한 정황을 포착했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내부문건에는 옵티머스 환매 중단 등 부실 문제에 대한 예측과 이 사태가 권력형 비리로 다뤄질 가능성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내부에서는 청와대 인사와 여당 인사를 포함한 20여명의 명단을 기재한 문서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옵티머스 사건을 두고 사기판매와 정·관계 로비 의혹 부분을 나눠서 양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사기판매 부분은 김 대표를 기소한 상태에서 공소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지난달 초 사건이 경제범죄수사부로 재배당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당초 조사1부에서 경제범죄수사부로 수사팀을 바꿨고, 범죄수익환수부도 가세했다. 

기존 특수부에 해당하는 반부패수사1부는 SK네트웍스 수사에 배당됐고, 반부패수사2부가 옵티머스 사건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범죄형사부는 일반 고소,고발 사건을 함께 다뤄야 하는 조사부에 비해 특정 사건에 전문인력을 투입할 수 있어 옵티머스 사태 수사 속도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펀드 사기범행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던 배경과 돈을 어디에 썼는지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정·관계 로비 수사를 확대하면서 여권을 향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 결과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고위직을 차지했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주례보고도 사실상 없어져 서면으로만 마주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 대표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로비 실체 파악을 주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수사팀은 당초 정해진 수순대로 사건이 흘러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기판매 부분을 먼저 마무리 짓고, 로비 수사는 김 대표 재판과 함께 병행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진술을 뭉갰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내용은 조서에 모두 기재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및 핵심 경영진을 지난 8월 구속기소하며 1차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김재현 대표와 2대주주 이모(45) 씨, 사내이사 윤모(43) 변호사, 코스닥 상장 화장품 회사 ‘스킨앤스킨’ 신규사업부 총괄고문 유모(39) 씨 등 4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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