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모(41)씨가 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모(41)씨가 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버이날인 8일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집 장롱 안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8일 경찰은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오전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된 허모(41)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경찰서 유치장과 연결된 외부 출입구에서 오전 7시15분께 모습을 드러낸 허씨는 마스크를 끼고 캡모자를 푹 눌러 써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등장했다. 손에 묶인 포승줄은 경찰이 제공한 헝겊으로 가려져 있는 상태였다.

동작경찰서가 해당 사건 수사를 맡았지만, 동작경찰서에는 유치장이 없는 관계로 허씨는 구속영장 발부 후 관악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었다.

이날 허씨는 "금전 문제 때문에 범행한 건가", "자고 있던 아들은 왜 살해했나", "가족들에게 할 말 없나"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답을 하지 않았으나, 호송차에 오르기 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두번 되풀이 하고 차에 올랐다.

허씨는 모텔에서 검거 당할 당시 여성 한모씨와 함께 있었다. 이에 경찰은 한모씨에 대해 범인도피 혐의 보강수사를 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이나 불구속 검찰 송치 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일 허씨에 대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한씨와 관련해선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다소 부족해 다퉈볼 여지가 있다. 수집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한편, 허씨는 지난 1월 동작구의 한 빌라에서 어머니 A(70)씨와 아들 B(12)군을 살해한 뒤 시신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찰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허씨 형수(A씨 큰며느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자택 장롱에서 비닐에 싸여있는 A씨와 B군의 시신을 발견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는 형수의 전화를 받은 뒤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던 허씨는 같은 달 30일 서울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허씨는 "지난 1월 어머니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고 있던 아들까지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경찰은 허씨, 한씨에 대해 각각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허씨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고, 한씨는 허씨 범행을 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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