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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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수요가 붕괴함에 따라 20일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이 하루만인 21일 아시아 시장에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여전히 배럴당 1.43달러(약 1760원)로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미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배럴당 18.27달러((약 2만2545원)이었다.20일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한 것은 WTI 5월분이었지만, 세계 원유 비축량이 계속 늘어날 수록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WTI를 뒤따를 수 있다.

21일은 5월 인도분 WTI 선물 계약의 마지막 거래일이다. 6월 인도분은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21.43달러로 4.9%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폐쇄와 여행 금지가 완화된다면 최악의 수요 침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선물가격이 마이너스로 기록한 것은 선물 만기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롤오버' 수요와 저장고 부족 등으로 실물 인도를 피하기 위해 발생한 수급적 이슈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차기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회의가 6월로 예정돼있어 6월 전 긴급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은 점 등을 이유로 6월물 WTI 선물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타이후이 아시아시장전략책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발로 석유시장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봉쇄 조치가 완화돼도 "세계 시장에는 한동안 석유가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전략본부장 역시 "의미있는 수요 회복이 없는 한 6월에 다시 마이너스 가격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증시는 21일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 증시 선물 시장 역시 0.4% 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1.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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